“북, 최선희 외무상 유엔총회 파견 조율 중”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08.30
“북, 최선희 외무상 유엔총회 파견 조율 중” 사진은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중앙간부학교 창립 79주년을 맞아 열린 개교식에 참석한 최선희 외무상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앵커: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다음 달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실현될 경우 북한 외무상의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은 6년 만입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오는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최선희 외무상을 파견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30일 유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은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 참석해 오는 9 28일 혹은 30일 연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엔 총회 일반토의 일정은 다음 달 24~30일로 예정된 상황입니다.

 

매체는 최 외무상이 오는 연설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한반도 주변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군사훈련 등을 비판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매체는 또 최 외무상이 미국 방문 기간 중 러시아, 중국 외교 수장과 회담할 가능성, 미국이 북한과 외교장관 회담을 타진할 가능성 등을 제기했습니다.

 

다음 달 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한다면 이는 2018년 리용호 전 외무상 이후 약 6년 만의 북한 외무상 연설입니다.

 

리 전 외무상은 지난 2018년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북한이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다비핵화는 미국이 우리에게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19년부터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진행했고, 김성 대사는 지난해 연설에서미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을 수립하며 동북아 지역에 신냉전 구도가 들어섰다며 북한은 자위력 강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최 외무상의 다음 달 유엔 총회 일반토의 연설 가능성에 대해만약 실현된다면 단순히 연설 목적만을 위한 방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대미 정책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최 외무상이 미국 정치 동향 파악,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설정 가능성 등을 탐색하는 임무를 갖고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임 교수는 최 외무상의 방미 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에서 어떤 식으로는 최 외무상에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최선희 외무상이 간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부여한 어떤 특별한 임무를 가지고 뉴욕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단순히 UN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간다는 것은 지금 여러 가지 국내외 정세를 고려하면 좀 합리적인 판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북한과 미국 간 새로운 관계, 현재와 미래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합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 외무상이 오는 9월 유엔 총회 일반토의 참석을 위해 방미한다면 미국과의 비공식적 접촉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 연구위원은 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경우중동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반미 연대 결집을 노리는 연설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오 연구위원은 또 최 외무상이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는 유엔에 대한 비난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러 간 동맹을 축으로 반미 국가들의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외교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면에서는 미국하고 어떤 비공식적 접촉 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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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최 외무상의 다음 달 유엔 총회 참석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메시지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 외무상은 지난 7월 북한이 유일하게 가입한 역내 안보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습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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