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시장 달러환율·식량가격 오름세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11.04
북 시장 달러환율·식량가격 오름세 개성에서 한 여성이 달러를 계산하고 있다.
/REUTERS

앵커: 최근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달러 환율과 식량가격이 역대 최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 시장 환율은(코로나 봉쇄 기간 제외) 1달러에 8천원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10월 공장 노동자의 기존 월급(1,800~2,300원)이 약 20배 인상된 후부터 시장 환율은 1달러에 9천원대로 올랐습니다.

 

그러자 당국은 외화 암거래와 개인 환전상을 엄격히 단속하는 사회안전성 포고문을 공지하여 환율 상승을 막았습니다. 동시에 국가가 정한 협동화폐거래소에서 1달러 환율가를 8,900원으로 공시함으로써 올 4월까지 시장환율은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었습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시범 도입했던 공장노동자의 월급인상이 전국에 도입된 (올해) 4월 이후부터 평양시장 달러 환율이 1만 3천원(6~7월)에서 1만 7천원(8~10월)까지 급등했는데, 이달 초 2만원대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노동자 월급이 인상되면서 국(북한)돈 가치가 하락한 것”이라며 “11월 초 평양시장 환율은 1달러에 2만1,500원으로 역대 최고”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앞으로 달러환율이 (1달러에) 3만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평양에 자리한 일부 무역회사와 기관, 개인이 달러를 사들여 달러환율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에 당국은 외화를 필요이상으로 많이 구입하여 달러 상승 요인을 부추기는 자들을 들춰내 가차 없이 처벌하도록 통제에 나섰지만 효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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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한 고객이 평양에서 열린 제13회 국제 무역 박람회에서 중국 상인에게 미국 달러를 건네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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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1월 1일 현재 순천시장에서 1달러 환율이 1만7천원에서 2만1천원으로 올랐다”며 “달러를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며칠 사이에 쌀 1킬로 가격도 7천원대(미화 0.33달러)에서 1만원(미화 0.47달러)으로 상승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월 공장노동자의 월급 인상 이후 북한 시장에서 외화환율이 상승해도 곡물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달부터 1달러 환율이 2만원대를 웃돌자 곡물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돼 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평양을 비롯한 공장 노동자의 식량이 배급되는 일부 지역에는 환율 상승에도 식량가격이 천천히 오르지만, 순천과 은산 등에서는 내년 봄에 쌀 가격이 두 배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햇벼 사재기 현상까지 생기고 있어 식량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이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햇벼 사재기는 농장과 개인 간 불법으로 이루어진다며 농장에서는 내년도 영농물자 구입할 자금을 미리 마련해야하므로 국가에 등록되지 않은 농경지에서 수확한 벼를 개인에게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2002년 7월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발표하고 공장노동자의 월급을 기존 65원에서 1,800~2,300으로 30~40배 인상한 후 북한 시장환율은 1달러 200원에서 3천원으로 급등하였고, 환율 상승 영향으로 6개월 이후에는 식량가격과 물품 가격이 크게 올랐던 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가 공장노동자의 월급을 올려주면, 그 월급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에서 식량과 물품을 풀어줘야 환율과 물가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다”며 “국가의 공급 능력은 없고 월급만 인상해 국돈만 풀어주니 민생 혼란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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