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친북계정 추가 삭제…북 러시아 파병 탓?
2024.10.28
앵커: 최근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친북 성향의 영상을 주로 올리던 계정들을 일부 삭제했습니다. ‘스팸 및 사기 행위’가 삭제 이유입니다. 계정 관리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복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가 24일 북한 관련 영상을 올리던 일부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유튜브 측은 계정 관리자들에게 삭제 사유를 ‘스팸 및 사기행위’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 삭제 사실이 알려진 친북 계정으로는 ‘천리마 전선(Chollima Front)’, ‘푸옹 DPRK 데일리’, ‘모란봉 밴드’ 등 입니다.
28일 오후 현재 이들의 계정에 접속하면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사용 정책)를 위반했기 때문에 채널이 삭제됐습니다” 혹은 “이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뜹니다.
‘천리마 전선’과 ‘모란봉 밴드’는 북한 영화와 음악 공연 영상을 위주로, ‘푸옹 DPRK 데일리’는 주로 조선중앙TV의 뉴스 영상을 영어로 번역해 게시해왔습니다.
삭제 전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는 ‘푸옹 DPRK 데일리’는 약 6만 3천명, ‘모란봉 밴드’는 약 9천 100명, ‘천리마 전선’은 2천200명이었습니다
계정 관리자들은 폴란드, 독일 등에 거주하는 친북 성향의 외국인 혹은 단체이며, 일부는 주체사상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천리마 전선’은 폴란드-조선 친선협회가 운영하는 계정으로, 지난 4월부터 조선중앙TV의 해외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 입니다.
‘천리마 전선’의 관리자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유튜브는 우리의 채널을 복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물론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고 ‘스팸’과 ‘사기 행위’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리자는 “천리마 전선은 철저히 비정치적인 조직”이며 “최근 북한 관련 채널들이 삭제된 것은 분명 러시아에 있는 북한 병사들에 대한 보도와 관련이 있다”며 채널 삭제의 배경에는 북한의 러시아군 파병이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북한 병사들이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면 채널 삭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루아침에 수많은 동영상을 잃은 이러한 추세는 북한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분석가들에게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측은 계정 삭제에 대한 입장과 배경 설명을 요청한 RFA의 질의에 28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계정 삭제에 대응해 관리자들은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홍보하거나 기존에 영상을 보관해둔 다른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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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지난 3월에도 친북 성향의 채널들을 무더기로 폐쇄했습니다.
당시 ‘익스플로어 DPRK’, ‘영국조선친선협회’, ‘튀르키예조선친선협회’등 친북 단체의 채널이 삭제됐으며, 그보다 앞서 친북 채널 ‘디펜드코리아’와 북한 당국의 체제선전 채널 ‘올리비아 나타샤’도 삭제됐습니다.
유튜브의 모회사인 구글 측은 RFA에 “구글은 북한과 관련된 미국의 제재와 무역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검토를 거쳐 우리의 정책에 따라 ‘익스플로어 DPRK’ 채널을 폐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