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러 여객철도 재개”…북 노동자 파견?
2024.05.13
앵커: 러시아 연해주 당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 여객 철도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이 연해주 지역으로 대규모 파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13일 자신의 인터넷사회관계망인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과 북한 라선 지역 간 여객철도가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북한의 신창일 인민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라선시 인민위원회 대표단과 가진 회의에서 이를 위한 자세한 내용이 논의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코제마쿄 주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라선 지역과 러시아 연해주는 철로로 연결되어 있다며 여객철도 운항이 재개되면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제마쿄 주지사: 저희 쪽에서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철도는 북한과 연해주 지역 주민 모두를 편리하게 할 것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흥미로울 거 같습니다.
라선 지역은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경제특구'로 북한 라선항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 2020년 이후 북한 라선 지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크 간 여객 철도 운행은 중단됐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11월 북러 간 화물 철도 운행이 재개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지난 3월 4일부 5월9일까지 두만강을 사이로 러시아 하산역과 철로로 연결된 북한 두만강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그 기간 동안 러시아를 오가는 화물 열차들이 포착되었습니다.
이후 지난 2023년 10월 북러 간 항공 노선이 재개됐고 이제 북러 간 여객 열차도 재개되는 것입니다.
북러 간 여객철도가 재개되면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파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러시아 내 탈북민들과 북한 노동자들을 찾아 인도적 지원을 해온 강동완 동아대 교수 겸 하나센터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러 여객철도 재개는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연해주로 나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강동완 교수: 무엇보다 지금 러시아로서는 건설장의 대규모 노동인력들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 입장에서 외화벌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비행기를 통해 정기노선을 운항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연해주 지역에 기차 육로까지 나온다는 것은 대규모 인력과 자원까지 오갈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강동완 교수는 지난 9일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발표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인 812명과 관련해 유학생이라고 해도 러시아에 가는 북한 유학생들은 변칙적인 방식으로 노동력을 보내는 것이므로 외화벌이를 위해 보내는 해외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동완 교수: 러시아가 이전에는 대북제재 상황에서 도심 한 가운데 북한 노동자 건설하거나 사실 잘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북한과 관계가 밀접해지면서 대북제재를 의식하지 않는듯한 모습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블라디 보스토크과 연해주 어디를 가도 대규모 건설장에서 쉽게 북한 노동자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생활하는 대규모 학습소도 과거에는 도심지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건설장 바로 옆에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강 교수는 러시아는 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상관없이 북러 간 관계를 가까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상민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