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위성 궤도진입...러시아 도움 받았을 것”
2023.11.23
앵커: 한국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했으며 북한이 발사 준비 과정에서 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한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 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의 보고를 받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이 북한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궤도에 진입했으며 위성발사 준비 과정에서 러시아 측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판단의 근거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북러 회담 당시 발사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을 들었습니다.
국정원은 특히 북러 회담 이후 북한이 설계도 및 1ㆍ2차 발사체와 관련한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했으며 러시아가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북한에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상범 ‘국민의 힘’ 의원의 말입니다.
유상범 ‘국민의 힘’ 의원: 북한이 설계도 및 1ㆍ2차 발사체 관련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그 분석 결과를 제공한 정황이 확인되어서 발사체의 성공은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국정원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지난 21일 북한은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지만 실제 발사는 당일 밤 10시 넘어 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이 최적의 기상조건을 맞추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이르게 발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발사체와 별개로 북한 인공위성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국정원은 북한이 괌 미군기지 사진을 촬영했다는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위성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정찰위성 1차 발사 시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탑재된 위성은 정찰위성으로 가치 있는 ‘서브미터’(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정밀도)급은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국정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의 풍계리 갱도가 핵실험을 진행할 준비는 마친 상태지만 임박한 시한 내 핵실험을 단행할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정원은 내년이 되면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내년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입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풍계리에서도 징후는 현재까지는 포착되지 않는다, 다만 핵실험 부분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결심에 의한 사항으로 보면 된다는 정도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이밖에 국정원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체연료 발사 기술은 개발 초기단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정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고재홍 통일전략연구센터장, 변상정 수석연구위원은 22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과거 북한은 장거리 로켓과 위성 발사 후 핵실험을 강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7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탑재한 ‘은하 2호’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후 약 한 달만인 그해 5월 2차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장거리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후 약 2개월만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또 2016년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호’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그해 9월 5차 핵실험을 했고 2017년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을 발사한 이후 약 2개월만인 그해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실험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지난 3월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의 검증을 위한 실험이 될 것으로 분석했고 “북한은 ‘화산-31’이 KN-23 계열 전술유도무기,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미사일, 순항미사일, 핵어뢰,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에 탑재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