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무기지원 뒤 받는 밀로 북 식량난 해결 ‘글쎄’
2023.09.15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이 끝났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탄약 등 무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북한은 무기 관련 기술과 함께 식량을 얻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거래로 인해 북한의 식량난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개 정상회담 전후 두 정상은 군사 분야에 대한 협력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 뿐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식량과 원유 등의 경제적 지원이 북한에 이뤄질 가능성도 큽니다.
현재 북한 내 식량상황은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이라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7일 관련 사실을 언급하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워져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북러 회담 후 김 총비서가 러시아로부터 식량을 공수해온다면, 무기 개발에 수천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굶주리고 있는 주민들에게 김 총비서의 성과를 과시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은 군사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주민들의 삶은 약간만 개선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복지보다 안보 이익을 우선해왔고, 이번에도 러시아로부터 식량보다는 군사 기술을 얻는 데 더 공을 들일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농업 전문가인 제리 넬슨 미주리대 명예교수는 최근 RFA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아 러시아의 밀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쌓여있는 밀을 북한에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어떠한 식량 지원이든 북한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밀은 쌀과 옥수수 만큼의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주식은 쌀과 옥수수고, 밀가루는 과자 등 간식의 주재료인 만큼 평양과 같은 대도시의 일부 특권층이 아닌 굶주림에 허덕이는 빈곤층 주민들의 먹거리 해결에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