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상화, 김일성·김정일과 나란히…“우상화 일환”
2024.05.22
앵커: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총비서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를 김정은 우상화의 일환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2일 최근 준공된 당 간부학교 외벽과 교실 내부에 김정은 총비서의 초상화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와 함께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초상화는 예전에도 공개된 바 있지만 김씨 일가 3명의 초상화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이 포착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 관련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지난 2012년 김정은 집권 후부터 계획적, 단계적으로 진행해온 김정은 우상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10여년간 김정은을 선대 반열에 올리기 위한 우상화를 집약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최근에는 북한 집단주의의 정점에 김정은을 배치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정은을 북한 집단주의, 전체주의의 정점에 세우는 것이 최근 두드러지는 김정은 우상화 동향입니다... 화성지구 준공식에서 공개한 ‘친근한 어버이’라는 찬양가도 그 일환이고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서 김정은 추상화를 게시한 것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선대의 유훈과 전통을 계승하는 입장이었던 김정은이 이제는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급의 지도자가 됐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선대의 유훈, 혁명 전통을 계승하는 입장에서, 선대가 우선되고 자신을 그보다 한 급 낮은 위상으로 설정했던 것에서 이제는 완전히 같은 등급의 지도자로 서게 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앞으로 김정은 우상화와 더불어 이른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기반으로 한 김정은의 독자적인 사상을 사회적으로 전면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새로 건설한 당 간부학교에는 사회주의 이론의 근간을 세운 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의 초상화가 설치된 모습도 최근 공개된 바 있어 주목됩니다.
이에 대해 현인애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사상 교육의 중심인 당 간부학교에서 김정은의 독자적 사상 체계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사회주의 정통성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현인애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위원: 당 간부학교를 개관하면서 막스, 레닌 초상화를 다 붙였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다 대고 보란듯이 ‘우리는 정통 사회주의다’ 라고 선포한 것 같습니다. 동시에 김정은이 북한의 확고한 지도자라는 것을 세계에 선포하는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북한 내부에서 추진된 것이 외부에 알려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북한이 외부에 김씨 일가 3명의 초상화를 공개할 정도라면 북한 내에서는 이러한 관행이 이미 고착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