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 큰 저격용 소총 잘못 잡은 ‘명사수’ 김정은
2024.05.13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요국방공업기업소들을 시찰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과 탄알 5발이 모두 정중앙을 맞힌 표적지도 공개했지만 실제로 명중하는 것은 조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날과 그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김 위원장은 “국방공업기업소들의 생산공정 현대화가 날이 갈수록 높은 수준에서 실현되고 있다”며 만족을 표했습니다.
특히 새로 개발한 저격용 소총에 큰 관심을 보이며, 그 성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직접 소총으로 사격을 하는 사진과, 5발 모두 정중앙을 맞춘 표적지가 함께 공개됐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명사수라는 것을 암시해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드높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민간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저격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김 위원장의 사격으로 5발 모두 명중했다는 건 거짓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성능은 둘째 치고 일단은 총을 잡는 법이 완전히 틀렸어요. 저격총은 일반적인 소총보다 반동이 훨씬 크기 때문에 왼손을 오른손에다가 이렇게 안쪽을 어깨 쪽에다 붙이고 바닥에다가 딱 붙여놔야 돼요. 저런 식으로 탄창 있는 부분을 잡으면 총이 떠요. 근거리여도 저렇게 쏘면은 총이 위로 튀어요. 총을 확실히 잘못 잡았고 저격교육을 한번도 안 받은 것 같아요.
한편 공개된 사진 29장 중 11장의 사진에 부분적으로 흐림처리가 되어있었는데, 특정 사람의 얼굴 또는 기계가 뚜렷하게 식별되지 않도록 가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자신의 X계정에 “누군가 우리가 그의 수입된 중국산 로봇의 신원을 밝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게시했습니다.
다시 말해 루이스 교수는, 북한이 기계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왔다는 사실을 숨기기위해 흐림처리를 했다고 평가한 겁니다.
또 이날 공개된 29장의 사진 가운데 특정 사람들의 얼굴이 총 18번 흐림 처리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가리는 것을 두고 전문가는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꼼수’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제재 때문에 그래요.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라든가 군수공업성에 있는 인물들 신상을 파악을 해서 제재를 하니까 이 사람들이 해외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좌도 만들고 거래도 트고 해야 되는데 왜냐하면 부품 같은 거라든가 이런 기술을 조달을 해야 되잖아요. 그게 어려워지니까 아마 작년부터 김정은의 현지 지도 사진을 보시면은 군수공업성이라든가 군수공업부라든가 제2경제위원회 주요 인물들 대부분이 저런 식으로 모자이크 처리돼 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제재를 피하려고 그래요.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