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 북일 실무접촉 어려움 방증”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03.26
“김여정 담화, 북일 실무접촉 어려움 방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발표한 담화가 북일 양국이 실무접촉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의 이기태 국제전략연구실장이 25일 발표한일북대화의 쟁점과 한국의 대응방안보고서.

 

이기태 실장은 보고서에서과거 북일대화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가장 중요한 현안인 납치문제와 북핵문제에 대해 북일의 입장 차이가 그대로인 한 북일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장은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북한 입장과 공식 납치피해자 8명이 모두 생존해있다고 믿는 일본 정부ㆍ국민들 간 커다란 입장 차이가 존재하므로 단기간에 북일 대화가 성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실장은 또 기시다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원폭 피해지역 히로시마 출신이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장하며 북한 비핵화 원칙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5일 담화를 통해최근에도 기시다 일본 수상이 또다른 경로를 통해 빠른 시기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고 밝히면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 북 핵ㆍ미사일 문제 등은 북일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같은날(25) 참의원(상원)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일본과 북한 관계, 납치 문제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기태 실장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25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과 일본 간 물밑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장은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 일본에 좀더 양보를 하라는 압박을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이 실장은 일본과 물밑접촉을 이어가는 북한의 숨은 목적이미국으로의 우회통로를 확보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기태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아무래도 납치자 문제에 대해서 북일 간 입장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걸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고요.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것도 오히려 잘 진행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김여정 담화가 나왔다고 보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북일협상을 통한 미국으로의 우회 통로 그쪽으로 더 저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정말 목적은 결국 일본을 통해 북미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게 목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을출 한국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북한이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군사안보적 압박을 완화하려는 목표를 이루고자 했지만 일본과 의제를 놓고 접점이 모색되지 않자 김여정 담화를 통해 일본을 압박하려고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임 교수는 또북한은 북일 정상회담이 북미 간 대화ㆍ협상 가능성을 모색하는 탐색전일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이번 담화에는 결국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지금 실무 접촉이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면 아마 저렇게 공개적으로 담화 발표를 하지 않겠죠. 공개 담화를 통해서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정상회담 그리고 또 나아가서는 미국과의 어떤 간접적인 의사 타진까지 함께 고려한 담화 내용이라고 해석합니다.

 

북일 접촉과 관련 한국 정부가 일본ㆍ미국과의 소통을 긴밀히 이어나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임 교수는한국 정부가 일본ㆍ미국과 다양한 대화 채널을 통해 북일 간 접촉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는 일치된 입장을 보여주면서 필요시에는 일본 정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기태 실장도일본 외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었다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한미일 공조를 통해 일본과 북한이 만날 수 있는 협상의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한미일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고 북일 접촉 내용과 관련해서는구체적으로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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