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 평양 반미집회에 보란듯 이례적 참석
2024.06.26
앵커: 평양에서 열린 대규모 반미집회 행사에 이례적으로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참석했습니다. 북러정상회담 이후 두 국가는 반미전선을 공고히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에서 6.25전쟁 74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집회가 열린 가운데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가 보란 듯이 참석했습니다.
교도통신이 26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전날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반미집회 귀빈석에 마체고라 대사와 레바윈 주북 윁남(베트남) 대사가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관련 집회에는 "우리나라 주재 외교단, 무관단 성원들과 조국에 체류하고 있는 해외동포들도 함께 참가했다"고 전하면서 구체적인 국가는 명시하지 않았는데, 마체고라 대사가 영상에 포착된 겁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영상과 함께 “이곳 반미시위를 위해 평양 시민 14만 명이 집결했다”고 게시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반미 군중집회에 평양 주재 외국 외교관이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최근 북러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반미전선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마체고라 대사의 반미집회 참석은 이 일환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께서 취하시는 모든 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해 왔고...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푸틴] 러시아가 수 십년간 미국과 그 위성국의 패권적, 제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북한을 도와 미국의 압박과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겠습니다.
북러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에도 ‘패권주의적기도와 일극세계질서를 강요하려는 책동’이라며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한편, 공개된 반미집회 영상에는 평양 시민들이 경기장 트랙을 따라 행진하고 있고, 운동장엔 ‘반미대결전선에서 영웅조선의 본때를 보여주자’, ‘위대한 김정은 동지 따라 주체 혁명위임을 끝까지 완성하자’ 등의 문구를 들고 있는 이들이 보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