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AFC에 북 비협조 유감 표명...“징계 검토 사안”
2019.10.18
앵커: 대한축구협회가 평양에서 치러진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이 무중계, 무관중으로 치러진 데 대해 AFC, 아시아축구연맹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5일 예상치 못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한국 축구 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
대한축구협회는 18일 AFC, 즉 아시아축구연맹에 이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공문을 17일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공문을 통해 “이번 경기에서 북한축구협회의 협조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취재진, 응원단의 입국 협조를 요청했지만 협조가 없었다”고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또 회원 협회들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담은 FIFA, 즉 국제축구연맹 윤리 강령 조항과 원정팀의 취재진, 응원단에 차별 없이 비자를 발급해야 한다는 AFC 경기운영 수칙 등을 언급하며 북한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거듭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측의 이 같은 태도는 AFC가 징계 여부를 검토할 만한 사항이라는 판단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월드컵 예선전이 중계 없는 무관중 경기로 열린 상황은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진행돼 0대 0 무승부로 끝난 남북 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에 한국 측 취재진과 중계진, 응원단의 참석을 불허했고 북한 주민들의 관전까지 막아 ‘무관중 경기’가 치러졌습니다.
손흥민 선수(17일 귀국 인터뷰):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저는 정말 너무나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가 많이 거칠었고요. 한국 선수들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는데 북한 선수들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거칠게 반응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같이 전례 없는 무중계·무관중 경기는 미북 간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냉각된 북한의 대남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노이회담 이후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군사 도발과 비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논란이 된 서해 NLL, 즉 북방한계선 인근의 ‘함박도’와 관련한 입장도 내놓았습니다.
심승섭 한국 해군참모총장은 함박도에 설치된 북한군의 레이더 시설물 등 군사시설이 한국 측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이 같은 시설을 통해 NLL 이남에 있는 한국 군 함정의 동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지난 2017년 북한 선박의 함박도 접안 당시 유사시에는 한국 해병 2사단이 이를 초토화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이승도 한국 해병대사령관의 지난 15일 발언과 관련해 “해병대 2사단장이 이 같은 화력계획을 수립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사시에 대비한 모든 감시와 타격계획은 적과 맞닿은 지역에 있는 군이라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경두 장관도 “유사시 한국 군이 함박도를 타격하거나 관련 동향을 감시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해병대사령관이 ‘초토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결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