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모 인태 집결] ① 북중 겨냥한 경고
2023.11.13
앵커: 미국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와 필리핀해에서 합동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뿐 아니라 미 서부에 있던 칼 빈슨 항모도 참석했는데, 북한, 중국 등으로 인한 해당 지역 위협에 대한 준비태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두 항모에 직접 탑승했던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효과음] 헬기 이동소리
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4일부터 8일 간 실시한 합동대규모 기동훈련(Multi Large Deck Event, MLDE).
병력 1만 여명이 참여하는 이 훈련에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진은 5~6일 1박 2일 일정으로 참관했습니다.
함재기들의 이착륙 훈련 참관, 합동 대규모 기동훈련을 헬기에서 참관, 함장 및 선원들과의 인터뷰 등의 일정이 포함됐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미 해군 핵전력 항공모함인 칼 빈슨(CVN 70), 로널드 레이건(CVN 76), 일본 해상자위대 경항모급 헬리콥터 탑재 구축함 휴가함(DDH181)이 참가해 양국 전력 해상통신, 공중전, 양국의 함재기 교차 운용작전 등을 실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지스 시스템을 적용한 타이콘데가급 유도 미사일 순양함 엔티텀(USS Antietam, CG 54),로버트 스멀스(USS Robert Smalls, CG 62)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스터렛(USS Sterett), 키드(USS Kidd)함이 이들을 호위했습니다.
취재진은 시호크 헬기에 탑승 한 채 도열한 함대들의 모습을 바다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칼빈슨호와 레이건 호에서 촬영한 영상/자유아시아방송 이은규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을 능가하는 항모 전단 두대가 동시에 인도태평양에서 전개중인 모습은 취재진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칼빈슨 호와 로널드 레이건 호 각각의 항모 갑판에서는F/A-18 슈퍼호넷, F-35C 라이트닝 함재기들이 캐터펄트(함재기 발사기)를 통해 이륙하는 훈련이 실시됐고, 선원들은 이를 돕기 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종종 항모 활주로에 착륙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함재기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함재기들은 이착륙에 잘 훈련됐는지 능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폴 케이스 로널드 레이건함 항공통제관(CDR Paul Case, Air Boss)은 6일 RFA의 유사시 한반도 또는 대만으로 출격까지 얼마나 걸리느냐는 질문에 자세한 시간은 밝히지 않고 “(출격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뿐 아니라 칼 빈슨 항모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매튜 토마스 칼 빈슨 함장은5일 RFA 등 훈련 현장에 참여한 소규모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에서 “칼 빈슨 항모는 이번 훈련에 합류했다”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연합 대비태세, 정보 공유 및 접근성을 향상시켜 우리의 역량을 강화하고 전투준비태세를 강화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함장: 로널드 레이건호가 일상적으로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을 해 왔는데, 이번 기회에 칼빈슨호에 참여해 이미 강력한 파트너십에 동참하여 상호운용성을 심화시키고자 합니다.
칼빈슨 함이 이번 훈련을 위해 7함대에 합류하면서 로널드 레이건에 더해 2개 항모 전단이 인도 태평양 지역에 가동된 겁니다.
앞서, 군사전문매체 네이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미3함대에 있던 칼 빈슨 항모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미 7함대 관할인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했습니다.
11척의 항모를 보유한 미국은 여섯 개의 함대에 순환배치하는데, 두 항모를 모두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두 함 모두 니미츠급 항모로 약 5천 여명의 승조원과 60여대 이상의 최신 함재기가 탑재돼 있고, 이지스구축함, 순양함이 항모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해당 지역에서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은 제럴드 포드함과 아이젠하워함 등 항모 2대를 지중해에 급파했습니다.
현재 필리핀해에서는 중국의 도발로 인해 필리핀과 갈등을 겪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필리핀 어선들과 중국 해안경비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해당 지역에서 중국은 역대로 가장 많은 사건에 연루됐습니다.
이런 상황 속 칼빈슨의 인도 태평양 합류는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준비태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틀날인 6일 진행된 미일 해군 고위관계자 합동 기자회견에서 레이건 항모의 팻 하니핀 함장과 요코타 카즈시 제 3호위대 대장은 위기대응의 중요성을 입모아 강조했습니다
하나핀 함장: 이 지역이든 다른 곳이든 전 세계의 어떤 위기에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우리의 대답은 전적으로 그렇다입니다. 물론입니다.
카즈시 대장: 일본과 미국의 동맹은 일본의 안보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들은 다만 이번 훈련은 중국과 북한 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라 일상적이고 정기적인 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해당지역에서 훈련에 대해 침략전쟁 준비라면서 반발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8일부터 이틀간 방한 하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장관도 12일 이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외교 안보 사령탑의 이번 한국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일어나면서 한반도 안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