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북 미사일 실험 횟수, 암호화폐 해킹 액수와 상관관계 뚜렷”
2024.05.02
앵커: 미국의 가상자산 정보 분석 기업인 ‘체이널리시스’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횟수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액수 간 뚜렷한 상관 관계가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가상자산 정보 분석 기업인 체이널리시스는 지난달 초 뉴욕에서 개최한 연례 블록체인 분석 컨퍼런스 ‘체이널리시스 링크스 2024’의 영상을 2일 공개했습니다.
마이클 그로내거(Michael Gronager) 체이널리시스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2019년에서 2023년까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횟수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액수를 분석한 결과 상관 관계(correlation)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로내거 대표는 이러한 상관 관계가 반드시 인과 관계(causality)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이 암호화폐 해킹으로 얻은 수익금으로 핵미사일 실험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마이클 그로나거 체이널리시스 CEO: 수년에 걸쳐 살펴보면 곡선이 서로를 따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지원하려면 분명히 자금이 필요하며, 암호화폐 해킹을 통해 그 자금을 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의 총액은 지난 2021년 약 4억 달러에서 지난 2022년 약 17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약 10억 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의 ‘북한 미사일 발사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북한의 전략미사일 시험발사 역시 지난 2021년 6회에서 지난 2022년 42회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 2023년 21회로 감소했습니다.
에린 플랜트(Erin Plante) 체이널리시스 수사부위원장은 북한이 아직도 수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현금화 하지 않은 상태로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가면 북한과 같은 행위자들의 자산의 가치도 올라간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불법적으로 획득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기 위해 이를 스테이블 코인, 즉 달러 등 기존 화폐 가치에 연동된 가상자산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3년간 미 법무부의 컴퓨터 범죄 및 지적재산권과에서 북한의 암호화폐 관련 범죄를 수사한 바 있는 제시카 펙(Jessica Peck) 법무부 차관보 선임고문(Senior Counsel to the Assistant Attorney General of the Criminal Division)은 북한의 자금 세탁 방법은 계속 변화해왔지만 그 마지막 단계에서 스테이블 코인 획득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뿐만 아니라 밀가루, 설탕, 쌀 등 식량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러한 현금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시카 펙 법무부 차관보 선임고문: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밀가루, 설탕, 쌀 등을 사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불법 암호화폐를 이용해 이러한 물건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또 암호화폐를 명목화폐(fiat)로 변환해야만 이를 무기개발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자산이 동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화 거래소(centralized exchanges)를 기피하고 장외 거래자들(over-the-counter traders)을 이용하고 있다며 북한이 암호화폐 현금화를 위해 탈중앙화된 경로(decentralized bridges)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