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가죽점퍼·반코트가 군복?
2024.10.24
앵커: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전방 군부대와 미사일기지를 잇따라 시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이를 연속 선전하는 가운데 일부 북한 청년들 속에서는 김 총비서가 입은 가죽 점퍼와 코트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8일과 23일 북한 관영 매체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휴전선 서부 지역을 담당한 2군단 지휘부와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한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 시찰에 김정은은 가죽으로 만든 점퍼와 코트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 며칠 새 텔레비죤에 김정은이 가죽 잠바(점퍼)와 반코트(짧은 코트)를 입고 군부대와 지방을 시찰한 소식이 반복해 나오고 있다”며 “김정은이 입은 가죽 잠바와 반코트가 주민들 속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군단 지휘부를 시찰할 때 입은 얇은 가죽으로 만든 잠바와 미사일기지를 찾았을 때 입은 가죽 반코트의 어깨에 견장(계급장)이 달려있었고 앞가슴과 팔뚝에는 국장과 국기가 달려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옷에 령장이나 견장이 달려있으면 그 옷은 군복”이라며 “결과적으로 김정은이 입은 가죽 잠바와 반코트를 군복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2군단 지휘부를 찾았을 때는 혼자 가죽 옷을 입었지만 미사일기지를 시찰할 때는 김정은을 동행한 간부 1명이 비슷한 모양의 가죽 옷을 입었다”며 “혼자 군복 형식을 갖춘 가죽 옷을 입는게 어색했던 모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금까지 가죽 코트나 잠바를 입은 김정은의 모습이 여러 번 소개됐지만 옷에 견장을 달고 국장과 국기까지 달고 나온 건 처음”이라며 “어제와 오늘 사람들이 김정은이 입은 가죽 잠바와 가죽 반코트가 군복으로 변한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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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김정은이 가죽으로 만든 옷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며 “가죽 잠바와 가죽 반코트가 갑자기 군복이 된 사실이 무척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회와 달리 군대는 사소한 것까지 다 군사규정에 언급돼 있고 반드시 그대로 해야 한다”며 “군복과 장구류 같은 것도 다 모양과 구체적인 규격(수치)이 규정에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이 입은 가죽 잠바와 가죽 반코트가 군복으로 공개된 만큼 군사규정에 기록돼 있을지 궁금하다”며 “아직 기록되지 않았다면 곧 군복 관련 규정이 수정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이 나라(북한)에서 김정은이 제 마음대로 못할 게 하나도 없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군복을 제멋대로 막 해 입는 모습은 참 가관”이라며 “사람들이 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가죽 잠바와 반코트가 하루아침에 군복으로 둔갑한 데 대해 의아해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반 군인들이 입는 군복 형식은 한심하지만 왕별 단 장령(장군)들이 입는 예복(행사복)은 정말 와디디(요란)하다”며 “모자와 군복, 견장에 금색 띠와 금줄이 얼기설기하고 혁띠까지 금색인데 과거 쏘련 군대 복장을 본 딴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군부대를 시찰할 때마다 명예위병대(의장대) 사열을 받는 등 형식을 중시하는 것 같다”며 “나라 형편은 어려운데 왜 이렇게 허례허식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