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시아 군기지 시찰하며 군사적 영감 얻었을 것”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3.09.18
“김정은, 러시아 군기지 시찰하며 군사적 영감 얻었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공장에서 수호이(Su)-35 다목적 전투기와 신형 여객기 수호이 수퍼젯(SJ)-100의 최종 조립 공정을 지켜보고 Su-35 시험 비행도 참관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5 6일간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쳤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김 총비서가 러시아의 주요 군기지들을 보며 군사적 영감을 얻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17일 오후 5 6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전용열차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5 6일은 김정은 총비서의 역대 최장 해외 체류기간입니다.

 

김 총비서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4시간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다른 나라 정상과 회담을 한 것은 2019 6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을 만난 이후 약 4 3개월만입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 지원을 시사하는 등 군사협력 가능성을 내비쳤고 농업 분야에서도 북한에 무언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김 총비서는 15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고 16일에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나 군 비행장과 태평양사령부를 시찰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이전 가능성이 있는 최악의 기술들을 살펴보면 전술핵 관련 기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 연구위원은 “이런 기술들은 러시아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이라며만약 제공된다면 북한 핵의 소위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양 연구위원은 북러 정상회담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이 러시아에 위성 제작을 의뢰할 가능성, 이 과정에 북한 기술자들이 참관ㆍ보조하며 기술 이전을 도모할 가능성 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미그-29 혹은 기타 다른 구형 전투기에 들어갈 부품, 러시아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글로나스(GNSS) 군용 모듈 구매 등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양 연구위원은 “군사기술 이전은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고기술 이전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양 연구위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 주요 군기지들을 시찰하며 군사적 영감을 받았을 가능성을 주목한다엄청난 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군사적 영감을 받는 것 자체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공군도 가보고 전투기 공장도 가보고 해군기지도 가면서 김정은이 뭔가 많이 느꼈을 것이란 말이죠. 엄청난 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군사적 영감을 받는 것 자체도 상당히 위험한 일인 거예요. 빨리 우리도 이런 선진체계 적용해야 된다, 그런 것들이 되면 북한은 금방 움직이거든요.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했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전투기 공장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정찰위성 본체인 만리경 1호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지원 혹은 러시아가 운영 중인 정찰위성 제공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입증이 안 됐다고 볼 수 있다러시아에서 관련 시험을 대행해주거나 시험에 필요한 기술ㆍ자재를 지원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잠수함 기술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 운영하게 되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시킬 수 있고 이는 러시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습니다.

 

전투기, 항공기 등 분야에서 북러 간 협력이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미국의 감시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만약 북한이 핵잠수함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서 전술적인 운영 능력을 갖추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시킬 수가 있고 그것이 오히려 북한을 넘어서 러시아에 상당히 큰 위협을 줄 수가 있는 것이죠.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한으로서는 정찰위성을 획득하겠다는 열망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발사체 지원 문제를 놓고 지금 (북러가) 협의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북한이 그동안 독자적으로 개발해온 발사체를 러시아 기술 자문을 통해 완성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또러시아에서 기술자를 파견해 기술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우주 발사체 문제를 지금 아마 협의를 할 거고요. 아마 (러시아에서) 사람을 파견해서도 충분히 기술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김정은이 자기 인민들한테 약속한 게 있기 때문에 러시아 발사체는 안 쏠 것으로 봅니다.

 

장 센터장은 발사체 외에도 북한이 위성 자세 제어용 구동기 등 인공위성 운용 관련 전자제품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17북한 김정은 러시아 방문 평가분석자료에서이번 김정은의 방러를 통해 북러 관계가 냉전시대의 동맹을 넘어서는 전면적, 전략적,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한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냉전시대에 소련이 북한에 전략무기 분야에서는 협력하지 않았지만 이번 김 총비서의 방러를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정찰위성, 핵잠수함 개발 등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정 실장은 러시아가 북한의 해군ㆍ공군 현대화를 위해서도 적극 협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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