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모 인태 집결]⑥ F-35 화염 뿜으며 과시…“1분에 3대 출격”
2023.12.01
북한이 두려워 하는 스텔스기 ‘F-35C 라이트닝’.
칼 빈슨 항공모함에서 녹색 조끼를 입은 정비원이 캐터펄트를 바퀴에 채우고 곧 이륙 준비를 완료합니다.
이어 노란색 조끼의 항공통제관이 이륙 수신호를 보내자 조종사는 엔진을 최대 출력으로 올리고 조종대를 잡습니다.
갑판 위 캐터펄트 통제실에서 발사 버튼을 누르자 원자로에서 나오는 고압 증기로 가속이 붙으며 이륙합니다.
[효과음] 이착륙시 나는 굉음
칼 빈슨함이 속한 제1항모 타격단(CSG1)과 로널드 레이건함의 제5항모 타격단(CSG5)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틀 간(11월 5~6일) 공개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보니 미 7함대의 확고한 인도∙태평양 수호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간·야간 비행 훈련… 스텔스 전투기 이륙
비행참관을 위해 칼 빈슨 항공모함 갑판에 오른건 지난 11월 5일이었습니다.
매캐한 기름 냄새와 고무 타는 냄새가 났고, 함재기 이륙 뒤 남은 연기가 오르고 있었습니다.
함재기들은 갑판에 언제라도 출격할 수 있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의 관심을 끈 건 무엇보다도 영화 탑건의 주인공인 F/A-18 슈퍼호넷 전투기와 세계최강으로 불리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C라이트닝이였습니다.
(F-35C는 칼 빈슨함의 주력 함재기이지만, 로널드 레이건함에는 아직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1986년과 지난해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탑건 1,2편의 도입부 모두 항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는 장면인데, 이를 보고 있자니 영화 속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효과음] 영화 탑건 도입부 배경음악
노란색 조끼를 입은 갑판 통제관은 영화 도입부에서 멋지게 그려졌는데요.
칼 빈슨 갑판에서 항공통제관직을 수행하는 윌리엄 자팔라 중위는 5일 RFA에 영화 탑건이 해군의 함재기 조종사들을 모집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자팔라 중위] (영화 탑건은) 대중매체가 공개한 최고의 해군 모집 영상입니다. 영화 이후 상당히 많은 지원이 늘었습니다. 많은 전투기 조종사들이 이 영화 직후 지원했다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색의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갑판 위에 있었는데 △녹색은 항공기 정비 및 이함 △청색은 항공기의 고정 △백색은 안전 △적색은 무기 △은색은 화재진압 △갈색은 비행갑판 내 항공기 점검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미 항모에서 함재기는 이들의 도움으로 1분에 3대가 출격이 가능하고 한 함재기당 착함 시간은 1분 정도 걸립니다.
즉, 니미츠급 항모는 하루 최대 230소티(항공기 1회 출격 횟수) 그리고 4일 연속으로 작전이 가능합니다.
함재기 이륙시에는 캐터펄트(사출기), 착륙시에는 어레스팅 케이블(제동장치)을 사용하는데 이는 항공모함에 있어 가장 주의를 요구하는 기술입니다.
항모의 활주로는 76m로 극히 제한적인데 이 사출기를 채우고 발사하게 되면 원자로에서 나오는 고압 증기로 인해 짧은 활주로에서 가속을 받아 이륙할 수 있게됩니다.
착륙시에는 바닥에 설치된 쇠줄로 항공기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착륙을 돕는 제동 와이어(Arresting cable)를 사용했습니다.
이륙과 착륙시 함재기에서는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이 났고, 열기와 바람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취재진은 칼 빈슨에서 저녁 야간비행 훈련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자팔라 중위] 밤에는 불이 다 꺼지고 너무 어두워서 크루들은 갑판에서 손전등을 사용합니다. 어둠 속에서 전투기들이 움직이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훈련을 하는 이유는 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사진이나 휴대폰에서 조명이 켜지면 함재기 조종사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화염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야간비행은 더 생생했습니다.
최신형 스텔스기 F-35C는 취재진 앞에서 굉음과 함께 분홍빛 화염 한줄기를 뿜으며 갑판 위를 날아올랐습니다.
“F35-C는 극비” 일부 공개한 격납고
비행 훈련뿐 아니라 항공모함 전단이 어떻게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할 수 있는지 참관했습니다.
격납고(Hanger Bay)는 칼 빈슨 항모에서, 관제탑 내부 항로 운항실(Navigation Watch)과 비행통제실(Flight Control)은 로널드 레이건 함에서 방문했습니다.
격납고는 함재기 수리와 정비를 위해 갑판 바로 밑에 마련된 공간입니다.
항모의 격납고는 혹시 모를 방화에 대비해 3개의 구간으로 나눠져 있고, 비상시 각 구간을 분리할 수 있는 자동 방탄 문도 설치돼 있습니다.
또 항공기를 오르고 내릴 수 있는 엘레베이터도 있습니다.
격납고를 관리하는 롤랜드 스미스2급 하사관(Petty Officer Second Class)은 함재기들이 주기돼 있기 때문에 이곳에선 24시간 감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미스 하사관] 우리가 하는 일은 이곳에서 (함재기) 유지 보수를 하는 일입니다. 저 위를 보시면 통제실에서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안전 예방조치를 위해 또 함재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F-35C, F/A-18, E-2, 시호크 헬기 등이 주기 돼 있습니다.
훈련 당시에는 공개했지만, 5세대 스텔스 다목적 전투기인F-35C가 주기 된 모습은 보안상의 이유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F-35는 미국 극비 기술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세부 제원이 사진 또는 영상을 통해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적대국 뿐 아니라 동맹국 등 다른 국가에도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격납고 바로 옆에 위치한 여성 엔진 기술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보통 엔진 기술자라면 남성이 떠오를텐데, 캐서린 로이 1급 하사관 (Petty Officer First Class)은 이런 편견을 뚫고 해군에서 10년 간 엔진 기술자로 일해왔다고 합니다.
로이 하사관은 대부분 함재기의 엔진 유지보수는 항모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 하사관] 지금 보고 계신 것은 F/A-18 전투기 엔진으로 현재 망가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모든 수리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로이 하사관] 우리는 충분히 많은 부분을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 고칠 수는 없어요. 먼저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은 검사하는 것입니다. 부품을 항모로 받을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함재기가 육지로 가서 정비를 받게 됩니다.
관제탑 내부: 항해, 비행통제실
로널드 레이건 항모는 항해 통제실, 비행 통제실로 나뉜 관제탑 내부를 취재진들에게 공개했습니다.
비행통제실은 비행단장, 항해 통제실은 함장의 담당구역입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답게 항모에는 함장 뿐 아니라 다양한 지휘통제체계가 존재했는데요.
함장은 항모의 기동을 지시하고, 비행단장은 함재기 운항을 맡고, 항모전단장은 항모를 포함한 호위함, 구축함 등 항모전단 모두를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비행통제실에서는 주로 함재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이륙과 착함을 위한 비행통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행통제실에서 만난 케이스 항공통제관은 RFA 등 취재진에 이 같은 복잡한 지휘통제체계를 관리, 통제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케이스 통제관] 우리 항공 부서는 7백 여명의 선원들이 있습니다. 관리할 게 많습니다. F/A-18 슈퍼호넷, EA-18G 그라울러, E-2 호크아이 각각 함재기 들은 그들만의 지휘통제 체제가 있습니다. 큰 도전은 아니겠지만, 머리 아픈 복잡한 일입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레이건 항모는 올해 여름 평가에서 미 해군에서 가장 빠른 부대로 평가받았다는 자랑도 했습니다.
[케이스 통제관] 칼 빈슨에 가보셔서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는 같은 배를 갖고 있지만, 우리가 칼 빈슨보다는 빠르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웃음)
항모는 움직이는 기지이기 전에 운항 속도 시속 30노트(약 56km)로 움직이는 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모에 있어 항로 운항은 함재기 출격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함장의 자리가 위치한 항해 통제실은 바로 비행 통제실 밑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함에서 공보 보조관을 맡고 있는 데비이드 팰런시아 중위(Lieutenant David Palencia)는 항해 통제실에선 항모에서의 관제 및 모든 움직임을 담당하고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사령부, 7함대뿐 아니라 우연히 마주친 선박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향한 경고 아니지만… “강력한 힘 보여줘 자랑스러워”
중국 선박이나 군함을 마주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같이 답했습니다.
[팰런시아 중위] 중국을 포함한 외국 선박, 군함과 만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상호작용은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수행됩니다. 선박의 국가와 상관없이 통신을 하고 모든 사람이 안전한 방식으로 국제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달 필리핀 어선과 중국 해경 함정이 충돌하는 등 중국의 도발이 거세진 바 있고, 이 때문에 이번 훈련을 통해 동맹의 힘을 과시한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패트릭 하니핀 제5항공모함타격단 사령관은 6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하나핀 사령관] 우리의 일본과의 파트너십과 상호운용은 태평양 끝에서 평화와 억지력의 초석이며, 우리는 오늘 여러분의 강력한 힘을 보여드리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