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 주민들, 낮엔 주체문화 밤엔 한국문화 접해”
2024.07.23
앵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인권행사에서 대북 정보유입 중요성과 ‘자유민주 북한’으로의 변화를 가져올 핵심 주체는 북한 주민이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통일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은 23일 워싱턴 DC 내 CSIS 회의장에서 ‘2024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대화’라는 주제의 행사를 공동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 쥴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데이몬 윌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이신화 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지난 2월 6천명의 한국 내 탈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가 한국 등 외국 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호 장관: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북한에 유입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낮에는 주체문화, 밤에는 한국문화를 접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북한 정권의 주체 문화와 한국 문화 간에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 내부의 이런 변화를 볼 때 향후 북한 문제에서 정치, 군사적 접근과 함께 문화적 접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몬 윌슨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도 이날 탈북민 80% 이상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들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 중 하나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권이 주는 일방적인 정보 이외에 다른 정보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슨 회장은 독립적인 외부정보는 북한 주민들의 비판적인 생각을 고양시킬 것이라며 이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강력한 법으로 북한 주민들이 외부정보를 접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윌슨 회장은 이날 회의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은
웹툰(webtoon, 웹만화),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외부정보를 유입하는 활동에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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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로 북한인권보고서(COI)가 발간된지 10주년을 맞았지만 북한인권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당시 보고서에서 제안한 의사표현 및 이주의 자유, 성분 체계, 식량상황, 납북 일본인을 포함한 북한에 피랍된 사람들, 북한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책임규명 등에서 개선된 것이 없다며 안타까와했습니다.
김선진 한국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당국에 억류되어 있는 사람들의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김선진: 저는 특별히 이자리를 빌어 북한 당국에 의해 10년째 억류되어 있는
김국기, 최춘길, 김정욱 선교사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민 3인의 석방과 소환을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최근 2년 간의 임기를 마치 이신화 전 한국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신화 대사: 저는 당신들이 잔인한 김 정권의 독재의 희생자 일 뿐 아니라 자유민주 북한 변화의 핵심주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전 대사는 이어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다음의 노래를 영어로 불렀습니다.
이신화 대사: 영어 노래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사랑과 용기, 희생을 담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 나온 ‘민중의 노래’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