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일성·김정일 영생 구호 삭제
2024.05.17
앵커: 북한 당국이 전국의 행사장과 회의실에 걸려있던 선대 수령들,즉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생 구호들을 지우고 있습니다. 대신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 구호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은 신격화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당국이 조선의 시조이며 영원한 민족의 태양이라며 숭배했던 선대 수령들의 영생 구호들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요즘 당국이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영생 구호들을 빠르게 지우고 있다”면서 “이달 초부터 시작해 행사장 내부의 영생 구호는 다 삭제된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매주 토요일은 각 공장, 기업소들에서 종업원 대상 당정책 학습회와 조직별 생활총화가 있는 날”이라면서 “그런데 며칠(11일)전 전체 종업원을 수용하는 회의실에 붙어있던 선대 수령들의 구호가 김정은과 관련된 구호로 바뀌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원래 회의장 측면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11일 ‘전당과 온 사회를 김정은 동지의 사상으로 일색화하자!’로 바뀌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부에서는 4월 15일(태양절: 김일성 생일)에 ‘태양’이란 글자를 일체 사용하지 말라는 당의 지시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태양을 지운 자리에 자신을 주체조선의 태양이라고 밝히고 있어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어제(13일) 군사동원부 앞을 지나다가 구호가 바뀐 것을 보게 되었다”면서 “전달 태양절을 삭제한 당국이 김정은을 주체조선의 태양으로 높이더니 영생구호마저 바꾸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 조선은 1945년부터 현재까지 근 80여년을 김씨 일가가 장기 집권하고 있다”면서 “백두의 혁명정신과 백두의 혈통을 계승한다며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아들), 김정은(손자)으로 세습 통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당국이 선대수령들을 부정하고 총비서(김정은)를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어제) 도 군사동원부 쪽에 갔다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의 영생구호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면서 “그 자리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새 구호가 붙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각 행사장이나 회의실에 설치했던 영생구호들은 다 사라졌지만 웬일인지 외부에 있는 영생탑(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은 그대로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그것도 곧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