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전문가들 “북 공개 우라늄농축시설 내 원심분리기 신형 인듯”
2024.09.13
앵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사진으로 공개한 우라늄농축시설은 자신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며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추가 개발하고 있는 또 다른 지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프레드릭 달 대변인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우라늄농축시설 사진을 공개한 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달 대변인은 “저희 전문가들이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로 추정되는 새로운 이미지, 즉 사진들을 연구하고 있다”며 “초기 분석에 따르면 이미지에 나온 정보들은 현재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 농축프로그램과 일치한다”고 밝혔습니다. (Based on our initial analysis, the information in the images is not inconsistent with our current assessment of the enrichment programme in the DPRK)
그러면서 이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지속과 추가 발전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9일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와 지난 8월 발행된 “북한의 안전조치 적용’ 연례보고서에서 “영변에 보고된 원심분리기 농축시설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를 관찰했다고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강선 복합단지 본관에 새로운 부속 건물이 지어져 사용가능한 바닥 공간이 확장됐다”고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의 지속과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그는 소개했습니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자연상태의 우라늄을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수준으로 농축하는 시설입니다.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내 핵분열성 물질인 U-235의 함량이 90% 이상인 고농축 우라늄(HEU)이 필요한데 우라늄을 고농축하는 장치가 원심분리기 입니다. 그래서 우라늄 농축시설 안에 가득 있는 것이 원심분리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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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역임한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나오는 원심분리기들은 1980년대 P-2 모형 보다 발전된 신형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은 2010년 우라늄농축시설에 첫 원심분리기를 도입한 이후 계속 개발 역량을 증가시켜온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사진만으로는 이 시설에서 얼마나 많은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는 2009년 봄 북한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이후 알려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농축시설이 영변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강선에 있는 것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010년 미국의 핵과학자 지크프리 해커 박사 등을 초청해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 내부를 보게한 적이 있습니다.
해커 박사는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에 나오는 우라늄농축시설이 2010년 방문했던 영변 내 시설인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3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면서 북한이 새 원심분리기를 개발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이 사진에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정보는 그들이 새로운 원심분리기를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과연 새 원심분리기를 개발했는지는 지난 몇 년 동안 큰 질문이었습니다.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이 있다면 대개 10년 정도마다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은 13일 북한이 우라늄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핵 야망은 물론 탄도미사일 기술 및 프로그램에서 북한의 진전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 우라늄농축시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내의 동맹 및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노력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한반도 및 그 주변에 정보, 감시, 정찰 자산을 더 투입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