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농민들, 개구리 양식으로 외화벌이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10.23
북 일부 농민들, 개구리 양식으로 외화벌이 평양 외곽의 한 공장 연못에서 자라고 있는 식용 개구리들.
/REUTERS

앵커: 북한 산골 농촌에서 최근 개구리 양식으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개인 농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를 비롯한 북한 산 속에는 자연산 약재로 중국에서 찾는 ‘기름 개구리’(북방산 개구리)가 계곡을 따라 서식합니다. 개구리의 배와 뒷다리 사이에서 채취하는 기름은 암컷 개구리에 있는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많은 주민들과 군인들까지도 기름 개구리를 잡아 중국에 밀수출하면서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농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신양 산골 농촌에 기름 개구리를 양식하는 농민들이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작년에 내가 사는 차령골 동네에는 개구리를 양식하는 농민이 두 명이었는데, 올해는 여덟 명이 더 늘어났다”며 “기름 개구리는 중국과 연결된 무역회사에 넘겨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농민이 양식하는 살아있는 기름 개구리 1등품 한 마리 가격은 5위안(미화 0.7달러), 2~3등품 한 마리는 3~4위안(미화 0.4~0.5달러), 말린 기름 개구리 1킬로는 300위안(미화 42달러)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개구리 양식장은 농민의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산림경영소나 산림감독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군 산림경영사업소와 연결된 농민은 계곡이 흐르는 산 하나를 임대 받아 개구리를 양식하며 산림경영사업소에 1년에 한번 (미화) 500달러를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산림감독원을 낀 경우는 산턱 밑에 양식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울타리 친 양식장 안에는 물 도랑을 만들고 산속에 떨어진 나뭇잎 등을 넣어 곤충이 생기도록 자연환경을 조성해 개구리를 키우고 다 자란 개구리를 팔게 되는 가을에 500달러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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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외곽 개구리와 거북이 농장의 대형 물탱크에서 자라고 있는 개구리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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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로 나온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봉산군에서는 코로나 봉쇄로 살기 힘든 농민들이 산 속을 흩으며 개구리를 잡아먹다가 2022년부터 해상 봉쇄가 일부 풀리며 기름 개구리 양식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서해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아 중국에 넘기던 무역회사에서 기름 개구리를 사겠다는 중국 대방이 많아 농민들에게 기름 개구리를 사겠다고 말하면서 머리가 깬 농민들은 기름 개구리 양식에 나섰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작년부터 내가 일하는 봉산군 산골 농장에 다섯 명의 8.3농민(농장에 자금을 내는 댓가로 장사를 허가 받은 농민)들이 산속이나 산 주변에 개구리 양식장을 꾸려 놓고 일년 내내 개구리 양식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데, 올해는 그 숫자가 10명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손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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