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난해 대북 교역액 26% 감소”
2024.05.21
앵커: 지난해 북한과 유럽연합 간 무역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럽연합의 대북수입은 10년 만에 증가했으나 대북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는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최근(16일) 북한과의 무역 통계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EU와 북한 간 무역액은 282만 7천109유로, 미화 약 307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82만 4천782유로(약 414만 달러)를 기록한 전년 대비 26%가량 감소한 수치입니다.
작년 EU의 대북 수입액은 83만 5천922유로(약 90만 달러)로 전년 보다 136%가 증가했습니다.
EU의 대북 수입액은 2013년 이후 매년 하락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대북 수출액은 43%가 감소한 199만 1천187유로(약 216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연간 성장률은 대북수입의 경우 -14.8%, 대북수출은 -18.7%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오스트리아가 전체 대북 수입액의 대부분(67만 4천729유로)을 차지했으며, 대북수출은 네델란드가 절반 이상(107만 8천578유로)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U는 북한의 13번째 교역국으로 27개 회원국 중 16개국이 대북수입을, 9개국이 대북수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품목별로는 대북 수입품의 대부분(87%)이 ‘화학 또는 관련 산업제품’(Product of the chemical or allied industries)이고, 대북 수출품은 ‘식료품이나 음료, 담배’(Foodstuffs, beverages, tobacco)가 31.2%를 차지해 가장 많았습니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북한의 전 세계 교역액이 27억 9천400만 유로(약 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20억 4백만 유로(약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보다 84%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코로나로 닫았던 국경을 개방했지만 대북제재 등으로 이전의 무역 규모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 북한이 국경 통제를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EU와의 무역은 2018년 유엔제재가 완전히 이행된 이후의 수준과 비교적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북한과의 무역을 늘리고 있기에 북한이 EU와의 무역을 확대할 이유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통일연구원의 정은이 연구위원도 이날 RFA에 대북제재와 함께 코로나 이후의 대북 교역액 감소 추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 연구위원: 제재로 인한 효과도 있겠지만, 코로나로 북한 내에 모든 공관들이 다 나갔잖아요. 바꿔말해서 코로나로 인한 관성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제 중국 같은 경우도 북한과의 무역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하물며 유럽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더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정 연구위원은 “북한 무역의 대부분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에 EU와의 무역이 북한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