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김정은, 남한 드론 실어올 ‘K팝’ 우려”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4.10.11
전문가 “김정은, 남한 드론 실어올 ‘K팝’ 우려” 북한이 주장한 평양에 등장한 남측 무인기.
/연합뉴스

앵커북한은 남한이 대북전단을 실은 드론, 즉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무단으로 침투시켰다고 비판한 데 대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진정 우려하는 건 드론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1일 관영매체를 통해 남한의 드론이 평양 상공에 진입해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상공에서 찍힌 드론 영상과 드론에서 살포된 대북전단 묶음 사진도 증거로 공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남한에서 지난 3, 9, 10일 심야시간에 드론을 보냈다며,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하면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날 한국 합동참모본부(합참)는 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북한이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오물과 쓰레기 풍선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할 것을 촉구한다" "어떤 형태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단호하고 철저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드론이나 무인항공시스템(UAS)이 전쟁과 갈등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서로의 능력이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더욱 복잡하고 위험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이 당국 차원의 비싼 드론 시스템부터 간단하고 저렴한 상용 드론 시스템까지 다양한 형태로 드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드론은 상대적으로 탐지와 방어가 어렵기 대문에 남한과 북한 양측에서 군사분계선(DMZ)을 넘어가는 이러한 형태의 침범이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또 북한 당국은 드론 침범이 북 영공 침투라고 주장하며 적대 행위로 간주하지만 북한 정권이 두려워하는 건 한국에서 드론을 통해 북한 내부로 유입될 수 있는 정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북한에 드론을 보낸 출처를 확인해 이를 자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leaflet.jpg
북한이 주장한 평양에 살포된 대북전단. /연합뉴스

 

미 연구기관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 총비서는 드론을 통해 쉽게 유입될 수 있는 한국 음악이나 드라마 등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드론을 보낸 사람들은) 그들이 평양으로 보낸 전단지나 USB(이동식저장장치)를 주민들이 여기 담긴 내용을 보거나 읽으면 북한 정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정권은 (드론을) 매우 걱정하고 있죠. 김정은은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또 남한과 북한 모두 소형 드론을 레이더로 감지해 격추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데 ‘레이더 반사 단면적(Radar Cross Section)’을 이용하는데 드론 크기의 물체를 감지하도록 가동시킬 경우 크기와 형체가 비슷한 새가 공중에 날아다닐 때마다 드론으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겁니다.

 

레이더 반사 단면적이란 물체에서 발생한 반사파를 측정해 상대의 장비가 접근하는 것을 파악하거나 이동하는 것을 추적하는 등 원거리의 대상물을 탐지하는 기술에 이용됩니다.

 

한편 앞서 지난 8월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국방과학원 무기연구소에서 만든 각종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하며, 자폭형 무인공격기 2종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5 28일 한국으로 쓰레기가 담긴 오물 풍선을 처음 날린 뒤 11일 새벽까지 27회에 걸쳐 오물 풍선을 살포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북,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올들어 24번째

미 전문가 “북 자폭드론에 러 기술 적용 가능성

국무부, 북 자폭 드론 공개에북러 간 협력 강화 우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소영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웹편집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