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중, 수교 75주년 맞아 새관계 모색”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4.10.11
전문가들 “북중, 수교 75주년 맞아 새관계 모색” 북한이 지난 4월 제정한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마크.
/연합뉴스

앵커: 북한과 중국이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았지만, 양국 정상이 축전을 주고받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행사가 열리지 않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모색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축전을 주고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 보낸 축전에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조중(북중) 친선 협조 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공고∙발전시키기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국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전략적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우호 교류 협력을 심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에 소홀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형식적인 축전만 주고받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의 냉랭한 분위기에 대해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교 리샤오빙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RFA)북한은 이제 국제무대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다이에 북중 관계가 과거와 달리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양국이 상호 이익에 맞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 기관 윌슨센터의 케일라 오르타 선임연구원도 R FA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적, 안보적 이익을 추구하는 반면, 북한은 이러한 접근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경상국립대학교 박종철 교수도 RFA중국이 실용 외교를 추구하며 미국과 북한을 어느 정도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이에 북한이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교수] 북한은 현재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틀을 넘어서 북러 협력을 하고 있는데, 중국도 북한에 전향적 협력을 해준다면 제재가 무력화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중국은 책임 대국으로서, 또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과 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중시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생존에 필요한 인도주의적 조치를 지원하는, 미국과 북한을 어느 정도는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중국식 실용 외교, 혹은 절충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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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중국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시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근처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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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중 관계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악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국 경희대학교 중국어학부 주재우 교수는 RFA에 북중 관계가 외부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여전히 상호 이익을 위해 조정 중이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전략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주 교수는 “중국은 자국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중 관계를 우선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관계는 이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미국 대선 이후 북중 관계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75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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