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한국대사 “북, 적극적 교전 당사자 될 가능성”
2024.10.22
앵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전투병들을 대거 파견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극적인 교전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시간으로 21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대러 병력 파견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에 대한 북한의 개입에 질적인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전투병(combatants)들을 대거 파견해 적극적인 교전 당사자(active belligerent)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대북제재 위반이자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해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북한은 대규모 전투 병력을 파견해 적극적인 교전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단순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한 공격을 넘어 유럽과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파괴하려는 노골적인 시도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병력 지원에 대한 대가로 상당한 보상을 기대할 것이라며 이는 군사적 지원, 재정적 지원, 또는 핵무기 관련 기술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위성사진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 1천500여 명을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수송했으며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황준국 대사는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아무리 절박하다고 해도 다른 나라, 특히 악명 높은 불량 국가(rogue state)에서 군대를 데려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그러한 도박으로 전세를 바꾸려 한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러 양국에 국제적 의무 위반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러 간 모든 불법적 군사협력은 명백히 규탄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은 동맹국, 우방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 출범한 ‘다국적 제재 감시단(MSMT)’ 등을 포함 국제사회와 모든 제재 위반 또는 회피 활동을 감시하고 보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 “북 특수부대 우크라전 참전…병력 이동 시작”
-우크라 동부 격전지에 북 인공기? “러 심리전” 경고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대러 병력 파견이 사실이라면 이는 위험하고 우려되는 발전이자 북러 군사관계 심화를 시사한다며 이와 관련 동맹국 그리고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인력 확보를 위해 북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 이는 러시아가 현재 절박한 상황임을 나타내는 신호라며 러시아는 현재 전장에서 엄청난 수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이는 위험하고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며 북러 군사관계가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이러한 움직임의 의미에 대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정말로 인력 확보를 위해 북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 이는 러시아가 절박한 상황임을 나타내는 신호일 것입니다.
북러 양국은 북한의 대러 파병과 무기 지원 등 북러 간 군사 협력에 대해 지속 부인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회의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보기맨(bogeyman), 즉 유령으로 삼아 불안감을 조성하고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이날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간 군사 협력은 양국 간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북한의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 미사일, 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