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현지인들, 파병 북 군인에 “안쓰럽다”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10.21
러 현지인들, 파병 북 군인에 “안쓰럽다” 러시아 정부는 전장에 투입할 병력이 부족하자 도시와 농촌 등지에서 군에 입대할 것을 독려하는 징집포스터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 사진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드카 일대에 설치된 군 징집 광고 중 일부.
/RFA PHOTO-김지은

앵커: 최근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서 군복을 지급받고 훈련하는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일부 러시아 현지인들은 전쟁에 투입된 이들의 모습이 안쓰럽다는 반응입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0일 “요즘 블라디보스토크에 군복을 입은 북한 군인들의 영상이 퍼지고 있다”면서 “현지(러시아)에서 군징집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때에 북한군이 투입된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군부는 병력징집에서 큰 난관에 직면해 있다”면서 “현재는 징집할 대상도 별로 없는데다 청년들이 거의 해외로 도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북한 군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 근교 우스리스크 인근 군사기지에서 군복을 입고 훈련하는 영상이 퍼졌다”면서 “이에 현지 사람들이 북한 김정은을 자기 군대를 죽음의 전쟁터로 내몬 비정한 통치자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군인 징집을 위해 거액의 보상금까지 걸었지만 누구도 총알이 빗발치는 전선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면서 “전쟁 초기에는 자진 입대하는 부류도 있었지만 지금은 징집대상이 다 도피하면서 여성들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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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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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3년째 이어지면서 이제는 (러시아에) 징집할 대상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그런데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서 목격돼 안쓰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 청년들은 정부에서 ‘가자, 조국을 위해서(입대하자)’라고 해도 징집에 응하지 않는 실정”이라면서 “요즘 입대했다가 팔 다리가 부러져 돌아오면 다행이지만 죽음을 맞은 사례도 적지 않아 누구나 징집을 기피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그러자 최근 러시아 정부는 기존 20대의 입대 연령을 40대로까지 확대하고 복무 연한도 20개월에서 전쟁 종료시까지로 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대신 3만 루불(미화 312달러)이던 군인 봉급도 대폭 인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대한 군인에 일시금 70만 루불(미화 7,275달러)을 우선 지급하고 매월 20만 루불(미화 2,080달러)씩 지불할 것을 약속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참고)

 

이어 “하지만 입대를 독려하는 러시아 정부의 선전은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하고 있다 ”면서 “이 같은 시기에 북한 군인들이 전쟁에 투입되어 현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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