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단체들 “러 파병 북한군 상대로 심리전 기여 희망”

서울-한도형 hando@rfa.org
2024.10.28
탈북민 단체들 “러 파병 북한군 상대로 심리전 기여 희망” 탈북민 단체가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이 자유를 찾을 수 있게 돕겠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에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영상 캡처

앵커: 한국 내 탈북민 단체들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상대로 하는 심리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대변인은 27일 일본 교도통신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투입될 경우 한국어로 된 투항 촉구 전단을 적극 살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마트비얀코 대변인은 파병된 북한군에게 전쟁범죄 여부 등을 조사할 필요도 있지만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이들을 탈북민으로 보호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인 탈북기독군인회, 탈북시니어아미, 탈북지원군은 28탈북민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 탈북민 군인 출신들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에 달려가 총알받이로 나온 북한군을 향해 심리전을 전개하며 그들을 구원하고 북한 정권의 용병정책을 사전 분쇄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북한군이 단 한 사람이라도 희생되기 전 그들을 돌려세워 구하고 인도주의적 선택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누구보다 북한군 속사정을 꿰뚫고 있다그들의 심리에 동요를 불러일으키게 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군 정치장교 출신으로 알려진 심주일 목사는 ‘탈북기독군인회 사령관으로, 북한군 포병연대장 출신으로 알려진 임강진 씨는탈북지원군 총참모장으로, 북한군 민병대 부소대장 출신으로 알려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탈북시니어아미 사령관으로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안찬일 이사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 심리전을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고, ‘사령관’, ‘총참모장등의 직책을 사용했지만 우크라이나에 가게 된다면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민간인 자격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한 상태로, 특정 사유로 우크라이나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안 이사장은 만약 우크라이나에 가는 것이 무산될 경우에는, 한국에서 심리전 방송을 제작해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인유튜브에 올릴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모처럼 북한의 둑이 무너지도록 우리가 대한민국에 받은 배려에 보답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저희가 목숨을 각오하고 나가겠다는 겁니다. 지금 유튜브 영상 제작에도 우리가 준비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성명서 작성에 참여한 단체들은 29일 한국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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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우크라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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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대북전단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온 탈북민 출신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도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우크라이나여, 우리를 받아주소서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을 게시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심리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이 대표는 서한에서 “탈북민이 우크라이나에 있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북한 용병에게 큰 영향이 될 것이라며 자신들의 목소리와 전단을 접한 많은 북한 용병들이 자유를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순수하게 북한 3대 세습자의 총알받이로 내몰린 동포를 돕고 싶을 뿐이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세에도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직접 현지에 가는 방법, 한국에서 방송을 제작해 전달하는 방법 등 여러 방안 중 우크라이나 정부가 바라는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병된 북한군을 상대로 하는 방송 및 전단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이 대표는 김정은 총비서에게 목숨을 바치지 말고 자유를 찾아나서라는 메시지, 투항할 경우 자유인으로서 한국에 갈 수 있고 다양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 등을 꼽았습니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 너희는 자유가 있다, 무장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힌트를 주어야 합니다. 한국에 가면 정착금 받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거짓말이 아니잖아요. 경험자가 이야기해주는데 얼마나 생생하겠어요?

 

앞서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의원도 지난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파병 북한군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및 전단에 우크라이나 쪽으로 안전하게 귀순할 수 있는 방법, 귀순 시 안전하게 가고 싶은 나라로 인도해줄 수 있다는 메시지 등을 담을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충권국민의힘의원] 성공적으로 귀순할 경우 사망처리를 해, 어떻게 보면 신분 세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안전하게 가고 싶은 나라로 인도해 줄 수 있다 등의 정보들을 준다고 하면 충분히 이탈을 많이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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