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IA 관리 “사이버 공간은 김정은이 택한 전장”
2023.09.18
앵커: 지난 22년간 북한 전문가로 CIA에서 활동했던 사이버 전문가는 사이버 공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택한 ‘전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구글 산하 보안기업인 맨디언트의 사이버 보안 관련 대규모 연례 회의.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 분석가로 시작해 22년간 근무했던 이용석 후버 연구소(Hoover Institute) 방문 연구원은 언론에게만 공개된 ‘중국과 북한의 위협 증가’ 대담회에 참석해 ‘사이버’는 김정은이 선택한 전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그 시작은 북한의 소행으로 알려진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연구원] 제가 기억하는 (정부에서의) 토론 중 하나는 김정은이 미국에 실제로 전쟁을 가져올 수 있었던 최초의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은 모두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들은 한 영화가 한 일에 보복하기 위해 LA에 폭탄을 터뜨려서 스튜디오를 전멸시켰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가 선택한 전쟁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북한은 소니픽처스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배급하는 것에 반발해 해킹을 감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미국은 전략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 당시 저는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실에 앉아 있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저는 존 브레넌 CIA 국장 뒤에 앉아 있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했습니다. 어떻게 보복할지 고민했는데, 정말 이는 미국으로선 전략적 딜레마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보복하려고 했지만, 북한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저이고 전력이 공급되지 않은 가난한 국가였기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는 겁니다.

이 날 대담회에서 벤 리드(Ben Read) 구글 사이버 스파이 분석 담당 선임 국장은 최근 북한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점을 활용해 암호화폐 탈취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리드 국장] (암호화폐 탈취는) 방글라데시 은행 탈취와는 다르게 돈을 벌기 위해 동남아의 돈세탁업자들과 접촉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사이버상의 접근성은 이를 북한에게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날 개최된 연례회의에서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과 관련한 대담회만 두차례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북한을 주제로 한 다른 대담회에서는 1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하며 북한 사이버 위협에 관련해 관심을 보였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