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 “북한 군 드론작전 준비 중”
2024.11.05
앵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 군이 배치된 진지가 포격을 받아 손상됐다고 밝혔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DC)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자유유럽방송(RFE/RL)이 협력해 진행한 유선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력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주둔한 몇몇 진지가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해당 진지가 손상되었으나, 사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포로에 대해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북한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훈련 중인 캠프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4일 러시아에 파병된 최대 1만 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다고 밝혔으나, 코발렌코 센터장은 현재 그 규모가 1만 2천 명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코발렌코 센터장은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을 1인칭 시점(FPV) 드론을 활용한 전투에 투입하기 위해 드론 활용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이 4일 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언급한 내용과 일치합니다.
밀러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에게 포병 작전, 드론(UAV) 작전, 기본 보병 작전 등을 훈련시켰으며, 이는 이들을 최전방 작전에 투입할 의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코발렌코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관련기사>
한국 국방정보본부 “파병 북한군, 드론전 훈련 안돼 피해 예상”
국무부 “북한군 1만명 쿠르스크로…드론 작전 투입도 가능”
기자: 센터장님께서는 어제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 군인들이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하셨는데요. 사상자 수와 전쟁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에 대한 보고가 있는지 공유해 주시겠어요?
코발렌코 센터장: 현재 러시아 군복을 입은 북한 군인들은 러시아 부대에 분산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쿠르스크주의 수자(Sudzha) 마을을 향해 배치되어 있습니다. 쿠르스크 지역에는 일반적인 포격이 가해졌습니다. 러시아의 진지가 탐지된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군의 진지로 알려진 곳들 역시 상당히 파괴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진지가 손상되었으나, 사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포로에 대해 논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그들은 수자 마을 공세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3일 전만 해도 쿠르스크에 도착한 북한군이 8천 명이라고 알려졌는데, 어제는 미국 국무부가 1만 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만 1천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북한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코발렌코 센터장: 처음에는 러시아 영토에 1만 2천 명의 북한 군이 배치되었습니다. 그 후 쿠르스크로 3천 명이 보내졌고, 이후 7천 명, 1만 1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쿠르스크 곳곳에 1만 2천 명 가까이 다양하게 배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자: 북한군은 어떤 장비를 가지고 있나요? 북한군이 받은 보급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나요? 그리고 쿠르스크 작전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코발렌코 센터장: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주요 장비에 대해 이미 설명했습니다. (국방정보국은 60㎜ 박격포, AK-12 돌격 자동소총, RPK/PKM 기관총, SVD/SVCh 저격 소총, 피닉스 대전차 유도미사일, RPG-7이 보급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장지를 포함해 러시아군이 받는 모든 장비를 보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군을 러시아 군으로 속이고 있어서 동일하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역할은 ‘FPV 드론’으로 알려진 1인칭 시점 드론을 활용해 전투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실제 전투 상황에 대비해 이를 배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앞으로 살아남게 된다면, 러시아군을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쿠르스크 지역과 벨고로드 지역의 러시아군을 대체하여 계획에 따라 7천 명에서 1만 2천 명의 러시아군과 교체될 계획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들이 생존할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러시아가 임시 점령한 부대의 전면에 북한 군인들을 배치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이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1만 2천 명의 북한병력이 문제가 생길 경우, 추가 북한 병력이 투입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북한군이 이곳에 파병된 의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발렌코 센터장: 김정은에게는 실제 전투 경험을 쌓은 군대를 보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가 곧 북한에 군사 교관을 파견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견된 교관들은 FPV 드론의 생산, 폭발 장치 설치 등 관련 교육을 하게 될 것입니다. FPV 드론을 전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칠 예정입니다. 러시아는 FPV 드론뿐 아니라 흔히 ‘자폭 드론’으로 알려진 랜싯 드론을 북한에 교육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아직 그들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북한군이 FPV 드론을 사용했다는 정보가 있습니까?
코발렌코 센터장: 현재로서는 그들이 드론을 사용했다는 정보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온 병사들이 경험이 부족해 즉각 활용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기자: 최근 가짜 뉴스가 많이 퍼지고 있는데요.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 군인으로 추정되는 부상병이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북한말을 하고 있는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주실 수 있나요?
코발렌코 센터장: 현재로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기자: 최근 러시아 군인들이 파병된 북한군을 비난하는 대화 내용이 우크라이나군의 감청에 포착되어 공개되었는데요. 최근에도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지 확인된 게 있나요?
코발렌코 센터장: 우리는 북한 군인들이 특정 부대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령관들은 현재 상황(북한군 투입)에 만족하지 않으며, 언어 장벽이 생각보다 크고 작전 수행에 방해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한 달 내로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통역가도 부족하여, 이는 두 병력 사이에 긴장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기자: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으로도 방송을 송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내부나 파견된 북한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코발렌코 센터장: 현재 파견된 북한 군인들이 탈출하여 항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올바른 결정이며, 그들이 북한을 떠나 유럽에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가족이 없는 북한 군인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러시아에서 도착해 러시아 군인들처럼 우크라이나를 통해 안전하게 항복할 수 있음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항복한다면 자유롭게 생활하고 돈을 벌며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해당 취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자유유럽방송(RFE/RL)의 야로슬라프 크레치코(Yaroslav Krechko), 올가 테레빈스카(Olha Terebynska) 기자의 협력하에 이뤄졌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