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박해 북 “당에 충성하면 영생” 주민 독려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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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박해 북 “당에 충성하면 영생” 주민 독려 북한의 지하교인들이 성경을 읽고 있다.
/'서울 USA’ 비디오 캡쳐

앵커: 최근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북한 당국이 자행해온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온 실태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북한의 종교 탄압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관영매체는 최근 북한 주민들에게 ‘영생을 얻을 수 있다’며 김 씨 일가와 당에 충성할 것을 독려하는 기록물을 방영했습니다.

여전히 심각한 북한 내 개인 우상화와 종교박해 실태를 박수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북한 방송]…, 전사들을 따뜻이 품에 안아 살아서는 영광을 주고, 죽어서는 영생을 안겨준 위대한 우리 당의 품 속에서 오늘도 빛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최근 (19일) 방영한 기록 영상 ‘그들은 오늘도 우리 곁에 있다’ 중 일부입니다. 영상은 당을 위해 노역에 참여하다 42살의 나이로 숨진 채광공과 애국열사릉의 불을 끄기 위해 산불로 뛰어들었던 10대 소년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이 당을 위해 목숨을 바친 뒤 당의 품에서 영생을 얻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에 정착한 탈북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북한 당국이 이처럼 영생 운운하면서 종교적 가치를 사상교육에 끌어다 쓰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지현] 주체사상에 “우리에게는 두 가지 생명이 있다. 하나는 태어난 일상적인 생명이고, 정치적 생명이다. 일반적인 생명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지만 정치적 생명은 죽어서도 영생한다”라는 표현이 있어요.

박 씨는 노동당에 헌신하는 삶이 곧 영생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독재정권을 따라서, 독재정권이 원하는 노동당에 가입해서 삶을 살면 너희는 영원한 영생 말하자면 천국에 간다. 이런 것이고요. 일반적인 삶은 죽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이잖아요. 북한은 이런 식으로 가르치거든요.

단순히 성경책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고문과 폭행에 시달렸던 탈북민 지현아 씨도 북한에서 김 씨 일가를 찬양하는 것 외에 종교를 갖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현아] 종교라는 것은 반김일성주의자, 반정부세력에 근거한 거죠. 북한은 김일성이 하나님이잖아요. 그러니까 김일성 외에는 믿으면 안된다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종교라는 거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비밀리에 이뤄지는 조직적 종교 탄압

최근 (18일)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USCIRF)가 공개한 '조직적인 박해: 북한 내 종교자유 침해의 기록' 제목의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이 정부 기관들을 총동원해 조직적인 종교 박해를 가하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영국 민간단체 코리아퓨처(Korea Future)의 유수연 국장은 북한의 법과 이념의 근간인 ‘당의 유일적 영도 체계’에 주목했습니다.

김씨 일가의 신격화, 절대주의, 무조건적인 복종이 근간을 이루면서 정작 주민들의 종교활동은 금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수연] 이는 정권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북한 주민을 분류하는 성분제도와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 내에서 이뤄지는 고문과 탄압 그리고 종교가 북한 내에서 박해를 받는 이유입니다.

탈북민 지현아 씨는 북한 주민들에겐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어 다른 종교의 존재 여부조차 알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지현아] 사실 그런 것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종교 개념도 없고, 김일성만 믿으면 된다고 (생각하죠) 저도 (북한에서) 하나님이 뭔지 예수가 뭔지 한 번도 들어 본 적은 없어요.

무속 신앙 단속도 강세

북한 당국의 종교 박해는 토속신앙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 씨는 점을 보는 행위도 단속 대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점술가와 점을 본 주민들이 본보기로 공개 처형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현아] 점집이 공공연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입소문을 타서 조용히 일이 잘 안된다든지 (물어보는)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은 시범으로 계속 총살을 해왔어요. 감옥도 보내고.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이라면 ‘다른 걸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것이 머릿속에 박혀있죠.

만 7세부터 시작하는 김 씨 일가 우상화와 혁명 교육

한편 이처럼 철저한 종교 통제를 위해 김일성 신격화, 김정일 우상화 등 북한 당국의 사상교육은 매우 어린 나이부터 시작됩니다.

유수연 국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조직적 종교탄압의 배경에는 북한의 조직지도부와 조직 생활이 있다”라며 “만 7세에 가입하는 소년단, 만 14세 때 속해지는 청년동맹 그리고 성인이 되면 입당해야 하는 직맹 또는 농근맹 조직 안에서 강연회와 학습 및 생활총화에 참석하면서 계속 사상을 점검하고 감시 및 통제받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종교, 미신 행위에 대한 배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조직지도부가 종교는 사회주의를 좀먹는 독소와 같다는 강연 내용을 배포하며, 종교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신고할 의무를 교육하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현아 씨도 김일성 교시 등이 초등·중등·고등 교육과정마다 세분화돼 있고 비단 학생시절 뿐 아니라 성인이 돼서도 의무적으로 강연에 참석해야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현아] 김일성과 김정일의 어린 시절이라는 과목이 있고요. 중등과정으로 올라가서부턴, 고등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진가 그때 김일성, 김정일 혁명 활동이라는 과목이 있어요.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진 김일성, 김정일 혁명역사라는 과목이 있고요.

북한의 종교 박해 중국도 책임 있어

한편 북한 당국의 종교탄압은 탈북민들에게는 더 고통스럽습니다.

탈북민이 중국에서 종교를 가졌거나, 교회를 나갔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강제 북송 때 당시 가중 처벌을 받는 겁니다.

지 씨는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 북송될 경우, 심문 과정에서 교회에 나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문건을 통해 그대로 북한에 전달되기 때문에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현아] 그래서 변방부대에서도 좀 숨기고, 그리고 교회에서 변방부대에 잡히면 잡힌 사람은 교회를 다닌 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교회를 다니면서도 때에 따라서 탈북자라는 신분을 숨겨야 하는 거죠.

김씨 일가의 우상화와 북한 당국의 조직적 종교 박해로, 북한 주민들은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인 종교의 자유를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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