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통적 외교 회귀… 북, 반발할 듯”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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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통적 외교 회귀… 북, 반발할 듯”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북 순항미사일 발사 소식 미국이 언론에 고의로 흘렸을 가능성

<기자> 북한이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서해상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첫 미사일 발사인데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저강도 도발로 미국을 떠보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미국이 북한이 아닌 한국에 보낸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한미가 사전에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건데요, 아마 그렇게 합의가 돼 있었기 때문에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일단 발표하지 않고 미국 언론에 누설한 것 같습니다. 왜 미국이 누설했을까요? 미국은 일단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과 대화한다, 유엔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했거든요. 이런 제재위반도 아닌 사안을 의도적으로 알린 건 (미국이) 북한에 보낸 메시지라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북한 역시 순항미사일 발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장소 역시 평안남도에서 서해쪽으로 발사했습니다. 북한 역시 미국에게 정치적으로 호소하려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미국에 대한 도발로는 너무 약한 행동으로 보이구요. 그러면 역시 블렁컨 장관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도 않고 미국이 원했던 북한에 대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를 고집했던 한국에 대해서 바이든 정권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북한 정책에 동참하라고 하는 그런 메시지로, 현재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정도로 북한을 둘러싼 상황이 쉽지 않다는 그런 의미로 (언론에) 누설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지만 미국 언론은 일제히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첫 도발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는데요 미국으로서도 별로 달갑지 않은 소식일 텐데 굳이 한국정부을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 언론에 누설했다는 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 당국이 미국에 도발하려고 생각했다면 아마 발사와 관련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을 시찰했다거나 하면서 언론에 공개할 것 같습니다. 그건 전혀 없었거든요. 북한은 미사일 조립공장이 평성 등 서쪽에 많이 집중돼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나 일본을 자극하려고 하면 조립한 미사일을 운반해 동해쪽으로 가져간 뒤 거기서 발사하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순항미사일로 단거리 미사일이어서 미국에 대한 위협은 별로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보긴 어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이 요구해온 새로운 셈법과 거리 멀어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점차 윤곽을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다음주에는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가 예정돼 있는데요, 바이든의 대북정책, 어떤 모습일 걸로 예상되고 있나요?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듣기론 전통적인 외교로 회귀한다고 합니다. 다시말해 새로운 건 전혀 없다는 말입니다. 일단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구요. 현실적으로는 단계적으로 행동대 행동으로 진행하는데 역시 검증과 불가역적인 걸 중시하면서 이런 걸 충족시키는 경우에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그런 방안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이건 북한이 계속해서 얘기해온 ‘새로운 셈법’이 아니라 전통적인 외교방안이라서 북한이 너무 싫어하는, 외교적 수단으로 회귀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여유없는 북한, 판 깨는 도발은 삼갈 듯

<기자> 말씀하신 대로 북한으로선 별로 달갑지 않은 내용일 듯한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북한으로선 너무 싫은 방안이죠. 하지만 북한은 지금 너무 여유가 없기 때문에 자신들을 둘러싼 외교 환경이 너무 크게 달라지는 그런 걸 원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북한은 그래도 주민들에게 미국이 적이라고 교육시켜야 하니까 미국을 적대시하는 그런 행동을 펼 걸로 예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발을 하긴 하겠지만 외교적 환경이 달라지지 않을 정도, 즉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지 않을 정도의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위성운반용 로켓 정도의 도발을 생각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북, 남북 정상회담의 영향으로 북한 주민들이 서양문화를 좋아하는 바람에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추진할 듯하고 신형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좀 천천히 펼 걸로 예상합니다.

현 대북제재 오바마 때보다 훨씬 강력

<기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지금 북한을 둘러싼 상황은 오바마 대통령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선 국제사회가 유엔제재를 통해 오바마 때보다 훨씬 강한 대북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말레이시아가 북한인 문철명 씨를 미국에 인도한 것도 그 방증입니다. 현재 미국의 입장으로는 최대 위협은 중국이고 북한 (문제를) 동결시켜야 하는 상황도 저는 이해합니다. 북한은 미국과 정치적 타협을 원하고 있었지만 미국이 그런 걸 거부하고 전통적인 외교적 수단으로 북한을 봉쇄시키려고 하는 건 안이하게 타협한다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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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6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그런데 미국은 북한과 함께 중국을 인권침해를 이유로 압박하고 있는데요, 북한과 중국은 더욱 밀착하는 듯합니다. 중국의 도움없이 북한 핵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중국과 북한이 밀착할 수 있으니까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주장은 저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은 미얀마 정부가 중국과 밀착할까 두려워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난하는 걸 피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과 똑같다는 말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과 중국이 이르면 내달 왕래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는데요, 북한으로서도 더 이상 국경을 봉쇄하기 어려웠던 걸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전적으로 북한 당국에 생각에 달린 듯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이 이런 상황 아래서 최근까지 유지해온 국경봉쇄 정책을 폐지하는 건 합리성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필요한 물자나 에너지는 중국과의 밀무역으로 얻어내고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금 국경봉쇄가 해제된다고 보는 건 좀 시기가 이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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