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책 투명성 좇다 실수만 부각”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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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책 투명성 좇다 실수만 부각”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지난 8∼11일 나흘간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1달 만에 교체했다.
/연합뉴스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김정은식 통치 스타일 한계 드러내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올 해 각 부문별 경제계획을 직접 점검한 뒤 당 경제부장을 전격 교체하고 목표 수정을 지시했습니다.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은 총비서의 통치 스타일에 한계가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김 총비서는 여러 경제목표가 과대하다거나 너무 낮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단 농업부문에서는 목표치가 너무 높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북한에서는 농업) 생산 목표를 과대하게 보고하던 습관이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 시대부터 곡물 생산 목표만 하더라도 항상 식량 자급율이 120% 이상 되도록 과대 목표치를 보고하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을 맞아 2012년까지 10만 세대를 건설하는 사업이 진행됐지만 결국 원자재 부족 탓에 2만 세대밖에 건설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평양 건설 부문에서 1년에 1만 세대, 5년에 5만 세대 건설 계획이 과소하게 책정됐다고 김 총비서가 비판했는데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김 총비서는 당대회에서 이전 4개월 동안 지방에 시찰단도 보내고 현장 목소리도 듣고 하면서 5개년 계획을 만들었다고 보고했는데 결국 간부들이 숙청당할까 두려워 실상을 솔직히 (김 총비서에게) 설명하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5개년 계획 발표 이후에 실무 부문이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해서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듯합니다. 문제는 5개년 계획을 최종 승인한 게 김 총비서인데 자신에 대한 문책이 전혀 없는 거죠. 앞서 김일성 주석 집권 말기나 김정은 국방위원장 집권 때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아예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아마 김 총비서는 젊어서 보통국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투명성있게 정책을 추진한다는 생각이지만 역으로 정책실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려 자신의 정치적인 책임을 부각시키는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유일지도체제 부정하는 상황 될 수도

<기자> 김 총비서는 각 기관, 단위 차원의 이권 추구와 전면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는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정치체제라고 할 수 있는 유일지도체제를 부정하는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기관들이 왜 이익행위나 뇌물수수를 해 왔냐면 물론 개인적인 비리도 없진 않지만 대부분은 충성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혼자) 다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국가예산을 무시하는 그런 결정을 내릴 때가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전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이 쓴 책에 소개한 일화 중에 아프리카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김일성 주석에게 ‘만세’라고 했는데 김 주석이 기분이 좋아져 ‘당신네 나라에 스타디움 하나 건설해 주겠다’는 그런 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국가예산으로 해결하지 못 하기 때문에 최고 지도자가 여러 힘있는 부서와 기관에 지시해 (돈을 마련해) 해결해왔다는 말입니다. 요즘에도 갈마 관광단지는 역시 군부에 명령을 내려 (조성중이라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부서와 기관에 국가예산은 더 늘려주지 않으면서 이권추구를 못 하게 하면 결국 최고 지도자가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기관들은 돈이 없으니까 지시를 이행하지 못 하고, (나아가) 유일지도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습니다. 김 총비서는 너무 위험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봅니다.

강경파∙중국 인맥 약진은 군사도발 메시지

<기자>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띄는 점은 리선권 외무상의 당 정치국 위원 승진과 중국통인 김성남 당 국제부장의 당 정치국 후보위원 진입인데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군사도발 노선으로 나간다는 암묵적인 신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리선권 외무상은 2010년 북한 인민군 대좌, 한국의 대령급으로 승진했습니다. 북한에서 장관이 되는 군인들의 계급은 보통 (원수-차수-대장-상장-중장-소장 6단계 중)대장이나 상장 정도입니다. 현재 같은 정치국원이 된 김정관 국방상은 대장이었습니다. 김 국방상은 2007년 이미 소장으로 승진한 상태였습니다. 외교적으로 성과도 별로 없는 리선권 외무상이 정치국원으로 승진한 건 강경노선의 상징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전략에 따른 거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1호 중국어 통역으로 유명한 김성남 국제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는 것도 미국과 대결하기 위해서 중국의 뒷받침을 기대하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월 초에 한미연합훈련이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시작될 듯한데 북한은 이걸 빌미로 도발행위를 시작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북, 로마 교황 방북 초청하기 어려울 것

<기자> 그런가 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이 2019년 성사될 뻔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 총비서도 교황 초청 의지가 컸다는 건데요, 2019년 11월 교황의 일본 방문 때도 북한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네 당시 교황이 일본방문을 계기로 (북한을 포함해) 북동아시아 지역을 순방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2018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총비서가 교황을 초청할 생각이 있다고 전달하면서 바티칸 쪽에서 초대받으면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당시 청와대가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당시 (제가) 취재했던 결과에 따르면 바티칸은 초대장도 없는데 검토하지 못 한다, 일단 먼저 (북한이 바티칸에) 초대장 보내면 그 다음에 검토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바티칸은 요즘 중국과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교황의 방북은)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면 제가 2019년 1월에 과거 북한과 바티칸 간 협상에 대해 알고 있는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의원에게 취재했더니 ‘북한이 로마 교황을 절대 초청하지 못 한다. 예전에 북한과 로마 교황청은 교황의 방북을 협의했지만 결렬됐다. (교황이) 방북하기 위해서는 교황청이 지명한 사제를 북한에 상주시켜야 하는데 김일성 주석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 김 주석이 몰수했던 교황청 소유의 부동산도 다시 (교황청 소유로) 인정해야 하는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을 듯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기자> 마키노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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