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바이든, 대북 새로운 접근 필요”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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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바이든, 대북 새로운 접근 필요”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AP

앵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곧 이뤄질 전망인 가운데 전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신중한 정책검토가 필수라고 전직 관리 등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열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블링컨 후보자는 대북협상과 관련해 현황 파악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동맹국의 조언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북한이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오도록 압박을 강화하는 데 어떤 효과적인 옵션들이 있는지, 다른 가능한 외교적 계획(diplomatic initiatives)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이 논의 대상입니다.

블링컨 후보자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해할 만하다는 반응입니다.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 (NCNK) 사무국장은 블링컨 후보자가 “북한 문제에 대해 신중한 접근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으로 블링컨 당시 국무부 부장관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루스 국장은 “인준이 된다면, 그는 가까운 미래에 협상 테이블에 모든 옵션, 즉 선택지를 올려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링컨이 말한 “정책 검토”와 “압박”의 의미는?

존 메릴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INR) 동북아분석실장도, “정책 검토를 한다는 것은 현재 대북 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이 작동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릴 전 실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에 있어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포괄적, 단계별 해결 방안을 담고 있는 ‘페리 프로세스’가 주요한 기준이 될 것(the Gold standard remains ‘Perry Process’)으로 내다봤습니다.

웬디 셔먼, 커트 캠벨 등 바이든 행정부의 많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페리 프로세스’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정책 방향 알 수 없어, 한반도 담당자는?

반면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노선을 취할 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잭 쿠퍼 미국 기업연구소 (AEI) 연구원은 (21일) RFA에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어떤 노선을 취할지 아직은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잭 쿠퍼] 정말 흥미로운 점은, 우리는 이 새로운 행정부가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단서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비록 많은 인사들이 지명됐고 발표 됐지만, 한반도 문제를 다룰 고위 인사는 아직 임명되지 않았습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국장은 블링컨 후보자가 과거에 북한 문제에 관해 강경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아래서 대북정책은 좀 더 유연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켄 고스]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미국은) 아직도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고 있으며 북한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블링컨 (장관)이 뉴욕채널을 통해서 북한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고스 국장은 이어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제재를 완화 시키기 전까지는 어떠한 거래도 없을 것이라는 그들의 (북한의)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제재를 완화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막 시작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욱이요. 하지만 저는 이것 만이 유일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블링컨이 북한과 다시 소통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 낼 수 있는지 지켜 봐야겠죠.

고스 국장은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정책에서 취할 방향성이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바이든 대통령이) 커트 켐벨과 같은 인사에게서 아시아 안보 문제에 관해 조언을 받는 것을 고려한다면, 과연 고정관념에 벗어나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굉장히 전통적인 이념을 지닌 자들이고, 그렇게 때문에 저는 그들이 고정관념을 벗어나 독창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 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부분들이 ‘동맹국과의 관계와 미국 국가 안보를 유지하고, 중국 문제에 집중하자’의 식으로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는 반대로, 미국이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다면 북한을 중국의 영향권 밖으로 빼낼 수 있고 이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켄 고스] 한반도의 이슈에서 북한을 단지 흑백논리의 제로섬 (black and white zero sum game)으로 보지 말고 이러한 접근방식을 갖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현안에 밀려 의회 내 북한 관심 저조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은 정치적 이분화 해결, 신종 코로나 문제 그리고 경제 문제가 북한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헤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정치적인 위험을 무릎 쓰고 거래를 성사시킬 만큼 관심이 있을까요?”라고 되묻고 “지금 현시점, 그 답은 명확히 ‘노’”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대북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국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노력이 없다면 “2021년은 아마 (미국과 북한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던) ‘미니 2017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4시간 넘게 진행된 인준 청문회에서 20여 명의 상원의원이 블링컨 지명자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북한 문제를 언급한 의원은 짐 리치(공화∙아이다호),밥 메넨데즈(민주∙뉴저지), 론 존슨(공화∙위스콘신) 그리고 에드 마키(민주∙메사추세츠) 의원 등 4명뿐이었습니다.

그나마 북한관련 질문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습니다.

매튜 츠바이크 민주주의수호재단 (FDD) 선임연구원은 (15일) RFA에 향후 북한에 관한 미 의회의 반응은 북한 당국이 취할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튜 츠바이크] 제게 의회에서 당장 북한에 관해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 보는지 묻는다면 아마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내각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 대한 인준 절차도 밟아야 하는 상황이고 그 과정 자체도 시간이 꽤 걸릴 겁니다.

미국, 동맹국 특히 한국 도움 필요할 것

한편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국내 현안으로 골치 아픈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한국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특히 이 행정부에서 북한과 지금 당장 소통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바이든 행정부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수 천개의 국내 현안과 외교정책 문제들이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한국에게 북한과의 소통의 길을 다시 열고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에 대한 부분적 제재 완화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한국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한국의 독자적 제재 완화 부분에 있어서요. 그리고 남한이 한반도 내 대화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미국은 북한을 계속 무시할 것이라고 북한에게 확실한 입장 표명을 하는 것입니다.

메릴 전 동북아분석실장 역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경험이 매우 많은 한국에 조언을 청해야 하며, 일본 역시 일정 부분에서 조언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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