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 요지 “북∙일 물밑접촉 잘 안 된 듯”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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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요지 “북∙일 물밑접촉 잘 안 된 듯” 사진은 지난해 12월 오만에서 열린 아시아 올림픽위원회 총회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
/AFP

앵커: 일본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고미 요지 도쿄 신문 논설위원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도쿄올림픽 불참을 통보한 것은 북일 관계의 냉랭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기대했던 만큼 북일 간 물밀접촉이 활발하지 못했고,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고미 위원은 북한이 주요 매체가 아닌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것은 국제사회의 반응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라는 일본 내 시각도 전했습니다.

고미 요지 위원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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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과 생전에 교류했던 일본 언론인
고미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


갑자기 불참 발표… 정치적 의도 있을 듯

[기자] 고미 요지 논설 위원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또 이 결정 이후 다른 나라도 불참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제기됐는데요. 북한의 불참 결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미 요지 위원] 일본 정부도 많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은데,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이번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전격적으로 개최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많이 언급했는데, 불참한 나라가 나타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불참 도미노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정치적인 의미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외교적인 소통을 하고,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납치 문제라든지, 수교 문제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무산되지 않았습니까. 또 가능하면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일본에 와서 스가 총리나 일본 외무상 등 고위 인사와 만나고, 2018년에 평창 동계올림픽 때와 같은 평화의 세레머니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그것도 무산됐고요. 그래서 충격이 크죠.

[기자] 일본 정부는 북한의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을까요?

[고미 요지 위원] 아니죠. 북한은 작년부터 코로나19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국경 봉쇄까지 강행했으니까 혹시나 불참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런데 지금 시기에 북한이 갑작스럽게 발표할 것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5~6월쯤 돼서 최종 결정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4월인데다 코로나19 백신도 일본에 들어오기 시작해서 상황이 변할 수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일찍 발표한 것은 정치적인 의미도 있지 않을까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외교적 카드로 올림픽 불참 발표했을 수도

[기자] 북한이 불참 이유를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다른 나라와 교류도 중단하고, 국제기구의 지원도 차단하는 상황이기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도쿄올림픽이 북한으로서 돌파구의 계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위원님께서는 불참의 배경을 뭐라고 보십니까?

[고미 요지 위원] 일본 정부 내에서도 이번 불참에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지 않을까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이 이 달 말쯤에 새로운 대북정책을 발표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전에 북한은 앞으로 어떤 태도로 나갈 지도 모른다는 압박카드로 (불참 결정)을 한 것이 아닌가. 또 일본에 대해서도 계속 납치 문제만 거론할뿐 아니라 독자제재도 2년 연장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일본 정부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불참을 발표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일본 내에 있습니다.

[기자] 다시 말해 코로나19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이유나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란 말씀이시죠.

[고미 요지 위원] 맞습니다. 북한에게 올림픽은 자기 나라의 실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좋은 기회인데,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있고, 올림픽에 참가해도 정치적인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찍 불참을 발표한 거죠. 그런데 일본 내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의심스러운 시각도 있습니다. 혹시나 외교적인 카드로 불참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라는 거죠. 왜냐하면 이번에 ‘조선체육회’라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조직의 홈페이지에 짤막하게 발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조선 중앙방송이나 외무성 대변인을 통한 공식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용하게 불참을 발표해서 일본이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태도를 시험해보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혹시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고요. 그래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계속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북한과 물밑 협상 활발하지 않아… 북일 관계 여전히 냉랭

[기자] 일본에서는 올해 중간선거도 있기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고, 북한도 참여해서 좋은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북한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중요한 계기를 놓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앞으로 북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계속 물밑접촉을 할까요?

[고미 요지 위원]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과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이번에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한 것을 보면 아마 활발하게 접촉하지 않았던 것 같고, 물밑에서도 접촉하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 올림픽이 매우 중요한 이벤트거든요. 그래서 어떻게든 북한을 설득해서 참가시키고, 고위 인사를 초대해야 하는데, 이를 못한 것을 보면 북일관계는 여전히 냉랭하고, 잘 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자] 이번 북한의 불참 소식과 관련해 일본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미 요지 위원] 어제(6일)는 크게 보도됐습니다. 일본 국내에서도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시작되는 시기에 북한이 올림픽 불참을 발표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외국의 시각으로 볼 때 도쿄가 아주 위험한 상황이란 점에서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일부러 조용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불참문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나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관한 것이니까 정부로서는 반응할 수 없다는 식으로 대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안타깝다는 반응을 발표했는데, 일본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네. 고미 요지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고미 요지 일본 도쿄신문 논설위원과 함께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에 대한 일본 정부와 사회의 반응, 배경 분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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