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전 특사 “탈북민 환영 기조 계속돼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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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전 특사 “탈북민 환영 기조 계속돼야”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연합뉴스

앵커: 코로나19 사태와 북한 당국의 주민통제 강화 등으로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수가 최저를 기록한 데 대해 미국의 한 전직 고위관리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탈북민들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우려를 나타내며 이는 도리어 주민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선전을 돕는 부작용으로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최근(27일) CSIS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 기고하신 글에서 2020년에는 북한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탈북민의 수가 지난 20년 중 최저를 기록했다는 점을 지적하셨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차단된 국경과 강화된 북한 당국의 통제를 꼽으셨지만, 한국에서 예전에 비해 탈북민들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점점 사라져 가는 점도 하나의 요소라고 지적하셨는데요. 탈북민들에 대한 현 한국 정부의 처우가 부당하다고 보십니까?

킹 전 특사: 일반적으로 한국 정부는 꾸준히 탈북민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자세를 유지해 왔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증진을 무엇보다 우선순위로 두는 기조로 인해 그런 노력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줄어든 것 같습니다. 특히 앞서(2019년 8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모자가 아사해 사망한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시 소식을 접한 한국 시민들이 이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소식을 한국에서의 삶이 북한에서의 삶보다 낫지 않다고 북한 주민들을 거짓 선동하는 선전도구로 사용하려 할 것입니다. 또 어떻게든 이런 소식이 나올 때마다 북한 주민들에게 적극 홍보하며 사람들의 탈북 의지를 최대한 꺾으려 할 것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보다 더 탈북민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환영하는 분위기가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기자: 미국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고 더 많은 탈북민들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킹 전 특사: 사실 미국에 들어오는 탈북민의 수가 많지 않은 점은 탈북민들에 대한 미국의 처우가 좋거나 나쁘기 때문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 미국은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 미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출신에 관계없이 모든 국적의 사람들에게 비교적 동등한 기회를 주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 미국 정부가 북한같이 특별한 환경에 살다온 탈북민들에 대해서는 보다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탈북민들이 미국에 정착하는 것은 우선 그들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문화의 차이, 또는 언어가 다르다는 점이 미국 정착을 꺼리게 되는 대표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에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선전이 만연하기 때문에 그런 것만 듣고 보고 지내온 탈북민의 입장에서도 미국에 실제로 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북한 영화에 나오는 악역들은 거의 다 미국 사람이지 않습니까. 다만 가장 중요한 자세는 미국이 탈북민들의 입국을 환영하면서 강요하지 않고 그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국무부 한반도 라인 ‘한국계 입성’ 인상

기자: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라인’이 거의 모양새를 갖춘듯 합니다. 최근에는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에 한국계 한반도 전문가인 정 박 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기용됐고, 또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대행)로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미북 간의 협상이 재개된다면 이런 인선이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십니까?

킹 전 특사: 네. 특히 그들이 한국계 미국인들이라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두 사람 모두 경험이 많고 사려깊으며 유능한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도움을 제공할 인물들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자: 조만간 하원에서 미북 이산가족상봉 법안이 지난 회기에 이어 재발의될 예정입니다. 지난 회기 때는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회기에는 좀 더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요?

킹 전 특사: 지난 회기에 법안이 하원을 만창일치로 통과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기도 그럴 거라 봅니다. 의회에는 이산가족의 재회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많고 이번 회기에는 통과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자: 해당 법안은 미 행정부가 조속히 공석인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할 것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혹시 최근에 국무부에서 실제 북한인권특사 인선과 관련한 움직임이 있는지 들으신 바 있으신지요?

킹 전 특사: 아직 그런 소식은 접한 바 없습니다. 지금은 국무부만 해도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할 직책들이 셀 수 없이 많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바이든 정부가 북한인권특사의 공석을 메우려 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인권특사 임명은 북한인권법이 요구하는 사안이기도 하죠. 앞서 저 역시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약 10개월이 지난 후에야 상원의 인준 승인을 받을 수 있었고, 현 시점에 해당 임명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몇 달 후에야 가능할 사안이라 생각됩니다.

북한, 미북 이산가족 상봉 꺼려

기자: 현직에 계실 때 미북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노력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킹 전 특사: 북한 측과 해당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사안이었습니다. 당시 저도 미북 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미국과 한국 측 적십자사 관계자들을 수차례 만나 논의했지만 아쉽게도 실제로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한국과 북한이 논의중인 이산가족상봉 논의에 북한에 가족을 둔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한국에 있는 이산가족의 수에 비해 미국에 있는 이산가족의 수가 현저히 작기 때문에 우선순위로 다뤄지기 어려웠습니다. 또 당시에 한국조차 이러한 사안을 위해 북한과 논의하는 자리를 만드는 게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은 특히 대미관계에 항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고, 그들이 가진 지렛대를 어떻게든 활용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이어가는 데 치중해 왔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사안의 추진을 매우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또 통제를 중요시하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선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만남에서 외부 소식을 접하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테고, 이러한 만남을 세부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점도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자: 한편 최근 한국 통일부 장관도 설을 앞두고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사될 가능성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킹 전 특사: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앞서 아무 이유 없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곤 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언론에서만 다뤄지는 내용을 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도 남북관계는 그리 보기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제가 느끼기엔 지금 북한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이는데, 이같은 분위기 속에 한국 측의 이런 제안에 응답할 지는 더 의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계속 이어지는 한 실제 대면 만남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 더 어려울 것이고요.

기자: 네 킹 전 특사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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