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권중시 대북정책 ‘기대반 우려반’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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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권중시 대북정책 ‘기대반 우려반’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앵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대북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권문제를 외교의 중심에 두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북한과 대화를 통한 비핵화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토니 블링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을 인권과 민주주의로 되돌리겠다는 결심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전 세계에서 알고 있는 인권 상황이 가장 심각한 국가입니다.

블링컨 장관이 한국 방문 당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인권문제가 핵심이라고 거듭 밝히면서 북한 인권 문제가 대북정책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대북정책의 중심이 인권이 될지에 관한 RFA의 질문에 국무부 대변인은 ‘현재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철저한 대북 정책 검토 중’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과 함께 인권문제가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고, 미국은 외교정책의 중심에 인권을 두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의를 통한 철저한 대북정책 검토 중에 있으며 (인권)문제 또한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핵문제에 밀려 주요 의제에서 사라진 듯했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에 일단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인권문제를 포함시킬지 혹은 외교적 대화를 이어 나갈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 왔다’며 대북정책에 있어 인권문제가 중심이 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부장관은 대북정책에 있어 인권문제가 주된 요소가 될 것이라 말해왔고, 이것은 미국의 정책 방향성과 일치하고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This is consistent with US principles and is the correct policy)”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소극적 행보를 보일 때도 이런 행보가 북한의 도발을 줄이지도, 대북관계 혹은 협상에 있어 진전을 불러오지도 않았기에 미국이 더이상 인권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반면 핵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 (INR) 동북아분석실장은 인권문제의 중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지금 현재 미국이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사항은 북한 핵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존 메릴] 저는 균형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미국은 두가지 문제를 직면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핵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에게 핵문제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문제가 주된 정책 방향성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두 문제 사이에서 (정책방향성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권문제를 대북정책의 중심으로 두는 것은 미북관계에서 심각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평화와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인권문제도 미북 간 대화의 일부가 돼야 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접근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엘 위트] (인권과 관련해) 북한을 지목하고, 창피를 주는 것으로는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하죠. 인권 문제는 더 큰 범위의 관계 정상화 과정 가운데 논의돼야 할 겁니다. 그것을 공동성명에서 강조하는 것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북한 주민에게도 영향일 미치지 않을 겁니다. 인권 문제를 대화 의제 중 하나로 거론해야 하지만,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드러난 인권 중시 기조가 북한을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전임 정권과 차별화 전략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인권을 중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는 게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소속의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의 분석입니다.

[수잔 디마지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인권 문제가 전면과 중심에 있을 것이란 점을 명백히 하면서 이전 행정부와 차별성을 보였는데요. 북한에 관해서는 현실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관리와 협상할 때 당연히 인권 문제가 거론되겠지만, 북한 관리들 이 이를 다룰 준비나 의지가 돼있지 않을 테고, 특히 협상 초기에는 더욱 그렇죠.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도 미국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가 중국을 의식한 외교 전략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인권을 대북정책의 중심에 둔 것은) 북한을 먼저 생각한 게 아니라 중국을 의식한 외교 전략이라고 봅니다. 중국과 대결하려면 국제사회가 쉽게 지지할 수 있는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해서도 인권문제를 강조할 걸로 생각합니다.

미국의 대북 인권문제 집중이 핵문제 해결을 더 꼬이게 만들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됐습니다.

메릴 전 실장은 미국이 인권문제에 집중할 수록 북한의 태도를 더 방어적이고 적대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존 메릴] 우리가 인권문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미국에 대한 태도를 더 방어적이고 적대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인권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현 행정부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비영리단체의 대북지원 접근하는 것에 있어 제한을 완화하는 것 뿐입니다.

그는 이어 인권문제, 민주주의 그리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방식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로 회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존 메릴] 북한 핵문제는 스스로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때문에 이 시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핵문제에 다시 집중하는게 아닐까요…(중략) 그렇기에 전략적인내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슬로건 혹은 변명거리라고 생각하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그 시기의 북핵 영향력은 크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 북한 핵무기의 위력은 상당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기에 우리는 북한과 외교적 담화를 시작해야합니다.

반면 마키노 편집위원은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미국이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김정은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심하게 반발할 겁니다. (북핵)협상도 더 어려워질 것 같지만 (인권문제 해결은)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예상대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핵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은 애써 피하는 모습입니다.

메릴 전 실장은 미국이 북한 인권과 핵문제, 두 의제 사이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대북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존 메릴] 단지 한 (인권)문제에만 집중하고 다른 한 (핵)문제를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균형있는) 정책을 위해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북한 당국의 심각한 인권침해와 핵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균형잡힌 ‘대북 묘수찾기’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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