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넥타이 매라는 지시에 북 주민 왜 분노하나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09.13
붉은 넥타이 매라는 지시에 북 주민 왜 분노하나 북한 조선소년단 창립 77주년 경축행사 모습.
/연합뉴스

앵커북한당국이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원들도 소년단 넥타이를 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대학생과 고급 중학생 교복이 비슷한 색상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북한 내부 소식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8세부터 14세까지의 학생들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야 합니다그리고 14세부터 30세의 청년들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줄여서 사로청에 가입합니다소년단원은 붉은 넥타이를 매는데 최근 북한 당국은 학생 신분이라면 사로청원이라도 붉은 넥타이를 맬 것을 지시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12일 이달부터 고급중학교 학생도 소년단 붉은 넥타이를 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같은 지시는 고급중학교 학생에게 붉은 넥타이를 매게 해 대학생과 외형상 구분하게 하라는 원수님(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통상 북한에서는 소학교 2학년(8)이면 조선소년단에 입단해 붉은 넥타이를 매고 가슴에는 소년단 휘장(배지)을 답니다따라서 붉은 넥타이는 조선소년단이 공식 창립된 1950년대 이후 북한에서 소학교초급중학교 학생들의 상징이었습니다또 우수한 학생을 먼저 입단시키는 법칙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을 충성 경쟁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소식통은 “여전히 처음 소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소년단에 입단하려고 열성을 다 한다면서 학습과 조직생활에 우수한 학생을 먼저 입단시키고 붉은 넥타이를 매게 하기 때문에 입단하지 못하면 붉은 넥타이를 매지 못해 낙오자로 표가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런 경쟁은 소년단원이 고급중학교에 진학하면 다시 사로청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사로청에 먼저 가입하지 못하고 소년단 넥타이를 계속 매고 다니면 또래 중에서 낙오자로 눈에 띄게 되니 이번에는 반대로 붉은 넥타이를 빨리 풀어야(매지 않아야) 하는 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수님의 지시로 졸업을 앞둔 사로청원들까지 붉은 넥타이를 매라고 하니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 황당해한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소식통은 요즘 학교에서 중앙 사로청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모든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 소년단 넥타이를 매라는 지시가 하달됐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일제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지시는 고급중학교 학생과 대학생을 구별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 알고있다면서 “회색 하의에  셔츠를 입는 고급중학교와 대학생의 교복이 얼핏 보기에 비슷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설명했습니다.

 

주민들의 황당하다는 반응 속에 일부에서는 국경 개방을 앞두고 외국 관광객을 염두에  지시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은 대학생과 비슷한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너무 작고 왜소하기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에게 차라리 어린 소년단원으로 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아이들이 대부분 먹지 못해 체격이 작고 왜소한 것도 억울한   졸업하여 사회에 나갈 학생들에게 소년단 넥타이를 매라니 분통이 터진다는 얘기가 나올 법하다 당국의 일방적인 지시를 비판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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