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력갱생한다며 사망자의 옷,관까지 재활용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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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경봉쇄 장기화로 한계점 도달? 북한 양강도의 한 전력관련시설에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다!'라고 쓴 간판이 붙어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조선족자치현에서 촬영.
/연합뉴스

앵커: 요즘 북한에서 소위 8.3제품(재활용품) 생산이 활발한 가운데 몇몇 사업소(기업소)들이 8.3제품 우수사업소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들 우수사업소가 사용하는 재활용 원자재가 화장장의 시신에서 나온 재활용품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을 경악케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요즘 8차당대회 결정관철사업에서 시내에 있는 특정 사업소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오봉산사업소는 재활용 원자재를 이용해 옷가지와 가구 등 생필품을 생산해 내는데 당에서 내세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본보기사업소로 선정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오봉산사업소는 원래 사망자의 시신을 화장하는 화장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소인데 재활용품 생산공장을 따로 운영하면서 생산실적 1위를 놓치지 않아 우수공장으로 손꼽히게 된 것”이라면서 “오봉산사업소에서는 화장을 위해 맡겨진 시신에서 옷과 신발을 벗겨내고 나무관도 시신과 함께 태우지 않고 재활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화장하기 전 시신에서 옷가지와 관을 수거해 옷은 천을 재활용해 의류를 만들고 관은 널빤지로 재활용해서 이불장 등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비록 시신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으로 만든 옷과 가구들이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주민들은 값이 싸고 실용적이어서 앞다퉈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봉산 사업소에서 생산한 옷과 가구들이 시신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주민들이 성큼 그 생산품을 사서 쓰겠냐”면서 “사업소측에서는 생산품의 원자재가 시신에서 수거한 물품을 재활용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당에서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강조하면서 시안의 특정 업체들이 8.3제품 생산기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형편상 8.3제품을 적극적으로 생산하면 당의 결정관철에서 본보기 단위로 떠오르게 되어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의 청진재생섬유공장과 청진칠감공장, 청진가구공장은 재활용사업의 모범공장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 공장들은 종업원들에게 재활용 원자재를 바치라는 과제를 따로 주지 않아 청진시에서는 누구라도 일하고 싶어하는 공장으로 꼽힌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반 공장들은 공장종업원들에게 매달 제기되는 재활용품 과제를 강제로 내리먹이거나 재활용품 대신 현금을 거두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공장 노동자들은 재활용 원자재들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어 종업원들이 원료 조달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청진재생섬유공장이나 청진가구공장 등도 재활용 원료인 헌옷과 판자(널빤지)를 청진화장장에서 일부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진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청진시에서 8.3제품 모범생산 단위로 선정된 공장들이 사망자들이 마지막 가는 길에 입고 있어야 할 옷과 관을 재활용 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위에서는 자력갱생, 자급자족으로 경제적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며   자립경제를 향한 인민의 잠재력 운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오죽하면 사망자의 시신에서 옷가지를 벗겨내고 관을 해체해서 재활용품을 얻어내야 하느냐며 당국의 자력갱생 선전선동 행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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