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식 이름 불가” 북, 혁명적 개명 강요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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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식 이름 불가” 북, 혁명적 개명 강요 6·25전쟁 자료를 전시한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벽면에 새겨진 강릉 무장공비들의 이름.
/연합뉴스

앵커: 북한당국이 최근 주민들에게 이름을 정치적으로 고려해 지을 것을 강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식이나 한국식, 일본식 등 이색적인 이름을 전부 혁명적으로 고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5일 “요즘 당국이 주민들에게 사상성이 없는 주민들의 이름을 사법기관에 찾아가 바꿀 것을 지시했다”면서 “개인의 이름을 국가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바꾸라고 강제하는 것이어서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달부터 인민반별 주민회의에서 받침이 없는 이름을 전부 고치라는 통보가 연속적으로 내려지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받침이 없이 지은 이름들은 다 정치적 내용을 담아서 혁명적으로 바꿀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충성’과 ‘일심단결’의 의미를 담아 ‘일심’ ‘충심’, 충성’과 ‘총폭탄’과 ‘결사 옹위’의 내용을 담은 ‘총일’ ‘폭일’ ‘탄일’, 위성’ 등 해괴망측한 이름들이 대세였다”면서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 인민들도 외부세계의 소식을 조금씩 접하게 되면서 점차 자식들의 이름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보다 부르기 쉽고 희망을 담은 ‘아리’와 ‘소라’ ‘수미’ ‘가희’ 등의 이름들이 늘고 있다”면서 “그런데 당국에서는 이런 받침이 없이 단순하게 지은 이름은 반 사회주의적이며 사대주의적이라며 빠른 시일에 이름을 고칠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자식들 이름조차 마음대로 짓지 못하게 하는 당국의 지시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시대의 요구대로 이름을 지으라고 강요하는데 그러면 굶주리고 억압받는 현 시대를 반영해 아이들의 이름을 지으라는 것이냐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이제부터 주민들은 제 자식의 이름조차 마음대로 지을 수 없게 되었다”면서 “당국이 정치적 고려 없이 지은 이름에 벌금을 물리겠다며 당장 고치라고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반사회주의식 이름을 즉시 바꾸라는 사법당국의 지시는 지난 10월부터 매번

주민회의 때마다 강조되고 있다”면서 “퇴폐적인 서양문화, 양키문화의 복사판인 괴뢰(남한)식 말투를 쓰지 말라는 지시와 함께 멀쩡한 이름을 변경하라는 지시가 계속해서 하달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가정(세대)들에서 자식의 이름을 우리식이 아닌 중국식, 왜식, 괴뢰(남한)식이 혼탕 된 이름으로 거리낌 없이 짓는다며 비판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은 세월이 흘러 시대가 변했는데 옛날처럼 ‘영철’ ‘만복’ ‘순희’ 등 구시대적인 촌스러운 이름을 계속 지으라는 것이냐며 반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러나 당국에서는 이름 하나라도 집단주의에 기초한 우리식 사회주의의 본성적 요구와 정치적 고려 없이 짓는 것은 당의 권위를 훼손시키는 반당적 행위라고 강조했다”면서 “엄중하게는 사대주의 사상을 우리(북한)내부에 퍼뜨리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행위이기에 처벌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름을 끝내 바꾸지 않을 경우 실제로 벌금을 물릴지, 벌금이 얼마가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헐벗고 굶주리는 게 진정한 사회주의라면 우리는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라면서 “인간이 기계부품도, 가축도 아닌 다음에야 어찌 제 이름 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게 하냐며 집단주의를 강요하는 당국의 횡포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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