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없애 주시라요” 집안 소형 불상에 비는 북 주민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10.11
“액운 없애 주시라요” 집안 소형 불상에 비는 북 주민 불상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앵커: 갈수록 살기 힘든 북한 주민들 일부가 집안에 소형 불상을 가져다 놓고 액운을 없애 달라고 기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3대 수령 신격화로 대중을 통치하는 북한에서는 신을 믿는 것이 발각되면 최고지도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반당행위로 처벌 받게 됩니다. 하지만 생활고에 내몰린 일부 주민들은 돈으로 사들인 불상을 집에 가져다 놓고 기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요즘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손바닥보다 조금 큰 불상을 사서 집에 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불상은 똑똑이 장사꾼(방문판매)이 새벽마다 아파트를 돌면서 판다불상 가격은 내화 2만원(미화 1.17달러)”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살기 힘든 사람들이 쌀 사먹을 돈으로 불상을 사는 것은 집안에 불상을 놓으면 가정의 액운이 사라진다고 믿기 때문이라며내 동생은 아침마다 불상 앞에서 손을 모아 소원을 빌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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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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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요즘 평성에서도 개인이 만든 불상을 사들여 신주단지처럼 집 안에 놓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나도(40대 여성) 불상을 사서 차대에 놓고 장마당 나가기 전 불상을 보면서 소원을 빈다액살이(사법기관간부)를 없애고 돈 많이 벌게 해달라고 빈다고 언급했습니다.

 

불상을 사들인 다른 사람들도 이런 마음은 같다세상의 액운을 없애주고 잘 살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불상은 도자기공장에서 오래 일한 기능공들이 집에서 만든다빨간 흙을 퍼다가 부처의 형상을 만든 후 집에 설치한 화로에서 굽고, 노란 금색으로 도색해 똑똑이 장사꾼에게 넘겨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기독교 성경 소책자 한권만 집에서 나와도 그 가족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하고 있는데, 불상은 아직까지 당국의 통제가 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올해 5월 발표한 ‘2024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종교자유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미국 국무부에 다시 권고했습니다.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은 정부가 국민의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박해하는 것을 용인하는 국가를 말합니다.

 

위원회는 당시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 내 종교 자유 상황이 전 세계 최악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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