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전 참사 “북러 군사협력 김정은 ICC 제소 압박해야”
2024.09.03
앵커: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망명한 리일규 전 주쿠바북한대사관 정치참사는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공조를 강화하고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소를 추진하며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일규 전 참사는 3일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엘리트 중 최고인 김정은 총비서에게 변화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일규 전 참사는 이날 한국 통일부가 주최한 ‘2024 국제한반도포럼’에서 북한 엘리트들이 북한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공조를 더욱 강화해서 김정은을 압박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지속하다가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일규 전 주쿠바북한대사관 정치참사: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공조 협력을 더욱 강화해서 김정은에게 ‘내가 이제 변하지 않으면 나의 생존의 길이 없다’는 압박감을 줘야 됩니다. 두번째는 북러 간 군사밀착 등과 관련해서 계속 그 길로 가다가 ICC, 국제형사재판소죠, 거기까지 제소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제 이주시킨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남북 대화 협의체 신설 제안 등을 담은 ‘815 통일 독트린’을 제시한 지 2주 이상 지났음에도 북한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한국은 통일 상대가 아니라고 천명한 가운데 북한이 한국의 통일 독트린에 대해 반박하는 입장을 표명해봤자 북한 주민에게 이를 알리는 것 밖에는 안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리일규 전 주쿠바북한대사관 정치참사: (북한은) 완벽한 무시만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간주를 했다고 봅니다. (북한이) 지금 통일을 지우겠다고 하는 시점에 한국 정부가 통일 독트린을 내놓은 것에 대해 자꾸만 반박해봤자 이를 주민들한테 선전하는 꼴 밖에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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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815 통일 독트린’이 북한 주민에게 알려진다면 그 감흥이 매우 클 것이라며 간부든 노동자든 농민이든 북한 주민 모두가 북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주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포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북한 사회의 변화를 유도하려면 북한 여성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현인애 한반도미래여성연구소 소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어머니대회에 참석하고 여성들을 간부로 등용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고있다며 이는 북한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시장 활동을 통제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가족을 부양하는 여성들이 가족과 사회, 나아가서는 국가를 지탱하는 주역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현인애 한반도미래여성연구소 소장: 여성들이 시장 활동 하는 걸 북한 정부가 가만히 놔두지 않습니다. 단속과 통제를 강화해서 그야말로 못 살게 굴고 있는 거죠. 그 속에서도 여성들은 시장을 통해서 가족을 부양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위에서는 이걸 뻔히 알고 있는 거죠. 김정은이 어머니대회 가서 여성들이 듣기 좋은 말을 늘어놓은 것은 결국 김정은도 여성들에게 아첨하고 있는 겁니다.
다만 북한 당국의 시장 압박 정책으로 많은 여성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잃고 있고 수해 지역에서는 시장 개장시간이 줄어들고 있어 북한 여성들은 가족과 국가에 바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