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 ‘다탄두미사일 시험 성공’ 주장에 “기만·과장”
2024.06.28
앵커: 북한이 지난 26일 감행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성공적인 다탄두미사일 시험이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이에 대해 실패를 덮기 위한 기만이자 과장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6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다음 날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시험’, 즉 다탄두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
28일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실패를 덮기 위한 기만이자 과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의 지난 26일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감시하고 있었다며 한국 군 장비로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전방 부대에서 운영하는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된 해당 영상에는 미사일이 상승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회전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 군은 미사일 상승단계부터 비정상적인 비행 양상이 식별됐다며 이러한 비행 불안정성으로 인해 미사일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탄두미사일은 상승 단계가 아닌 하강 단계에서 분리되는 것이 정상인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 이미 폭발했다는 겁니다. 지난 27일 국방부 기자설명회에서의 이성준 한국 합참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참 공보실장(지난 27일): 가장 중요한 것은 다탄두가 분리되는 것은 하강 단계에서 분리가 됩니다. 그런데 말씀드린 대로 북한의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 폭발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군은 또 북한이 지난 27일 관영매체를 통해 액체연료 미사일인 ‘화성-17형’과 유사한 형상의 미사일 발사 사진을 공개하면서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1단계 엔진’을 이용한 시험 실시를 주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미사일 발사 당일인 26일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발사 장소가 최근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을 많이 쏜 곳이고, 공개할 수 없는 다른 첩보 등을 종합할 때 극초음속이었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다탄두 미사일을 시험했다가 실패했을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대로 운용하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다탄두 기술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현재 두 기술 모두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한미 공동의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이 이번에 실패한 미사일의 재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며 후속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