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10개월 만에 북 인권 회의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4.06.12
유엔 안보리, 10개월 만에 북 인권 회의 12일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장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회의가 열렸다. 사진은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REUTERS

앵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의제로 회의가 열렸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안보리 이사국들의 치열한 논의와 강력한 규탄이 이어졌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오전 10. 미국 뉴욕 본부 안보리 회의장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권 회의는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입니다.

 

이번달 안보리 의장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회의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먼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인권 상황은 국제평화 및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 아니다라며 북한 인권 문제가 안건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절차투표를 요청했습니다.

 

절차투표로 9개국 이상이 찬성하면 회의가 시작되며,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15개 이사국 중 12개국이 찬성해 북한 인권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안건 채택을 반대했고, 모잠비크가 기권했습니다.

 

이날 회의 보고자로 나선 볼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특별보고관은 북한 주민들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 더욱 강해졌고, 북한은 1990년 말 대기근 이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국제사회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북한이 코로나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극단적으로 불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국경에서 사살 명령을 집행하고, 이동의 자유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억압적인 이념 통제를 강화하고,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며,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새로운 법과 규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혹한 법률은 공정한 재판 없이 공개 재판, 자의적인 구금, 3대에 걸친 가족 구성원들의 집단 처벌 등 가혹한 처벌을 동반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연장을 거부해 해체하게끔 한 러시아를 지목해 북한이 더 큰 처벌 없이 행동하도록 조장해 국제 안보를 약화시켰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황 대사는 “오늘 유엔 안보리 의장으로서 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황 대사: 안타깝게도 10년 전 작성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 보고서의 내용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집착과 자국민에 대한 철저한 통제는 하나의 근본 원인, 즉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와 인권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포괄적으로 다뤄져야 합니다.


평양 출신으로 한국 국가보훈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지낸 김금혁 씨는 시민사회 대표로 나서 중국 베이징 유학 중 북한 정권의 진실을 깨닫고 탈북하게 된 사실을 공유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김금혁 씨: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고 하던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 대신 정치범 수용소,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 공개 처형, 그리고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북한 독재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들의 편에 서 주십시오. 김정은에게 북한 주민에 대한 무자비한 억압과 핵무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이상 그의 지도력을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한편 회의에 앞서 한미일 등 57개국과 유럽연합은 안보리 회의장 앞에서 회견을 열고 북한 인권상황 악화에 우려를 표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황 대사는 “북한이 점점 더 도발적인 행동을 하는 동안,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와 학대를 계속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유엔 한국대사가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식회의 개최를 지지하는 국가를 대표해 회견에서 언론 발표문을 낭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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