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북 농촌살림집 건설은 보여주기용”
2024.06.26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수 년간 전국 농촌 지역에 신규 주택을 건설한 것은 북한 정권이 도시 외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보여주기식 사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연구기관 스팀슨 센터 산하 북한전문매체 38 노스는 26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북한의 농촌지역개발에 대해 위성사진과 북한 관영매체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의 마틴 윌리엄스 선임 연구원은 김 총비서가 2021년 12월 채택한 새 농촌혁명강령의 일환으로 농촌 지역에 새 살림집(주택)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위성사진을 추적한 결과 약 150여곳의 농촌 지역에서 신규 주택 건설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새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2022년부터 전국적으로 '농촌살림집건설'이 대대적으로 추진된 것인데요.
윌리엄스 연구원은 해당 지역 당 새 주택단지가 최소 한 곳 이상이었다며, 이는 북한 당국이 최대한 전국에 걸쳐 넓은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수도인 평양에 비해 새 주택이나 공장 건설이 저조한 농촌 지역 주민들에게 전국 곳곳에 들어서는 새로운 주택들을 보여주며, 당의 노력을 선전하기 위해서란 설명입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자신이 사는 동네가 아니더라도 근처 마을에서 새 집이 지어지는 걸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이는 정권의 정책이 농촌 주민들에게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하는거죠. 저는 이것이 이 계획의 의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이 기관의 이민영 선임 연구원 역시 주택건설은 김정은 정권이 내세우는 ‘주민의 삶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가장 시각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원: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이기 때문에 매우 시각적입니다. (건설에) 진전이 있을 때마다 건물과 주택의 건축 진행 결과를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는 매우 좋은 선전용입니다.
이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의도적으로 관영매체에 이러한 농촌 지역 내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해 자주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당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신규 주택들이 실제 주민들과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위성사진과 관영매체 보도로는 실제 주택의 질이나 주민들에 대한 혜택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관영매체에 주택 외부 모습은 자주 등장했지만 내부 모습이나 실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은 노출되지 않고 있다며, 신규 주택 이주민과 주택의 질 등 구체적인 사항은 미지수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한 관영매체 방송에서 새 주택의 지붕이 날아가는 모습이 방영된 적이 있고, 농촌 지역의 전기 공급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신규 주택의 질은 높지 않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북한이 지난 2년 6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수백개 농장에 4만4천여 세대의 농촌 주택을 건설했다고 밝히면서 현재 건설 중인 농촌 주택까지 포함하면 10만세대를 훨씬 넘어서는 '기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선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