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말려 바쳐라” 북, 한여름 황당한 지시
2024.06.26
앵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복합비료공장에 마른 인분을 바칠 것을 지시했습니다. 겨울철에 진행하던 인분과제가 여름철에 내려지기는 처음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인분을 말려 바치라는 세대당 과제가 떨어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파리가 날리는 여름에 마른 인분을 바치라는 지시가 나오자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오늘 인민반에서 주민회의를 열고 인분을 말려 바치라는 당의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각 세대당 10kg의 마른 인분이나 아니면 현금을 내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주민들은 무더위에 인분을 말려 바치라는 당의 지시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면서 “게다가 말린 인분을 농장이 아닌 약 8km 떨어진 검산리에 있는 복합비료공장(화학비료공장)에 바치고 확인증을 받아오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분과제를 받은 주민들은 파리가 날리는 여름에 인분을 말리라는 지시는 처음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면서 “그나마 단층 세대는 개인변소(화장실)를 퍼서 말릴 수 있지만 아파트 세대에서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반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회의에서는 각 세대당 마른 인분 10kg씩 바치는 대신 현금 (북한돈) 5천원(미화 0.3달러) 씩 바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요즘 각 인민반에 인분을 말려 바치라는 도당의 지시가 하달되었다”면서 “밥 먹는 사람은 다 인분을 말려 바치라는 게 당의 방침”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주민들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세대당 인분 10kg씩 말리라는 당국의 지시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마른 인분을 바치지 못할 세대는 대신 현금 5천원을 바치라는 황당한 지시가 내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당에서는 세금 없는 사회주의 제도에서 우리(북한) 인민은 세상에 부럼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선전하지만 당의 지시는 100% 세부담”이라면서 “당의 위대성을 선전할 때는 세부담이 없다면서 정작 하달되는 지시는 다 돈을 내라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포치된 마른 인분 과제도 총비서(김정은)의 농사제일주의 방침에 따라 최근진행되는 전국적인 정책사업의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돈을 준다고 해도 현재 인분을 말려서 파는 사람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