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북 오물풍선에 쌀∙라면 풍선 700개로 ‘화답’
2024.10.03
앵커: 탈북민인권단체들이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맞서 쌀과 라면 등을 담은 풍선 700개를 북한에 살포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겨레얼통일연대의 장세율 대표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날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 인천 강화도에서 쌀과 라면 등을 담은 물풍선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보낸 물풍선에는 쌀 약 1톤과 라면 800개, 1달러 지폐 400장, 성경책 200부, 탈북민의 한국생활을 보여주는 동영상과 K팝, 한국 드라마 등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500개가 담겼습니다.
장 대표는 북한이 한국으로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에 대응하여 북한에 풍선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장 대표] 북한이 우리 대북전단 때문에 오물풍선을 보낸다고 해서 국민들의 피해를 생각해 그동안 자제해왔지만, 북한이 이후에도 계속해서 오물풍선을 내려보내면서 이번에 다시 풍선을 보내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겨레얼통일연대를 비롯해 자유북한방송, 북한민주화위원회, 큰샘 등 4개 탈북민인권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이들 단체들이 북한에 풍선을 보낸 것은 지난 6월 이후 약 4개월 만입니다.
풍선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북한 주민들이 쌀과 라면을 얻기 위해 김정은의 얼굴을 찢게끔 의도된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장 대표는 전했습니다.
[장 대표] 김정은 대가리 풍선이라고 사실은 북한에 풍선이 들어가면 맨 처음에 어부들이 아니라 해안 경비대가 발견한다는 증언이 많았어요. 그래서 생필품을 꺼내려하면 최고 존엄의 얼굴을 찢어야 해요.
탈북민인권단체들이 3일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맞서 쌀과 라면 등을 담은 풍선을 서해에 던지고 있다.
(영상 제공: 장세율 대표)
탈북민인권단체들은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행위에 경각심을 주고, 현재 북한에서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주민을 돕고자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장 대표] 지금 북한에서는 홍수 피해로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특히 북부 지역에 쌀 1kg이 8천5백 원으로 올랐어요. 그런데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그리고 오물풍선에 매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인도적인 지원으로 대응하자고 했고,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지금 식량이기 때문에 식량 지원으로 대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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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에 대응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수 천개의 오물 풍선을 한국으로 살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재산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민인권단체는 계속해서 풍선을 북한으로 보내겠다는 계획으로, 4일에도 400개의 풍선을 추가로 보낼 예정입니다.
에디터 박봉현,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