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수해복구 건설자에 방한복 선물
2024.11.08
앵커: 북한 당국이 수해복구 건설자들에게 김정은 명의의 선물 전달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입니다. 추운 날씨에 수해복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선물 공세를 펼치며 건설을 독려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점차 영하의 날씨로 내려가는 요즘 북한의 수해복구 건설장은 24시간 맞교대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추위에 떨며 건설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않자 북한 당국은 김정은의 선물까지 전달하면서 건설완공을 독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지난 5일 신의주 수해복구 건설자들에게 김정은의 선물이 하달되었다”면서 “이번 선물은 건설자들의 생활조건 보장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틀 전 신의주 수해복구 건설에 동원된 전체 돌격대원들과 건설자들에게 김정은의 선물이 전달되었다”면서 “당에서는 이 선물을 김정은 총비서가 건설자들의 생활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베푼 크나큰 은정이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정은의 명의로 하달된 선물은 건설자 각자에게 전달되었는데 ‘세면도구와 두꺼운 내의(기모) 한 벌, 노동복”이라면서 “무더운 8월부터 지금까지 여름 작업복을 입고 견디고 있는 수해복구 건설자들에게 겨울용 노동복이 전달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하지만 김정은의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노동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대부분의 건설자들은 겨울용 노동복까지 선물한 것은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건설현장을 떠날 수 없다는 뜻 아니냐며 침울해 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해복구를 하려면 건설에 필요한 자재, 장비와 같은 필수 조건이 최우선 보장돼야 하는데 당에서는 인력으로만 밀어 부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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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5일 수해복구에 동원된 건설자들에게 김정은이 선물을 전달했다”면서 “하지만 노동복을 선물로 받은 건설자들은 불만을 터뜨리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당에서 지시한 수해복구 건설 완공기간은 10월 말, 늦어도 11월 초까지였다”면서 “그런데 웬일인지 당에서 갑자기 수해복구 살림집 건설과제를 배로 늘이더니 건설기한도 12월 초까지로 1개월 연장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8월 초부터 수해복구 건설에 나선 돌격대원들과 전국의 공장 기업소에서 선발된 건설자들 대부분이 이제 와서 후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수재민들을 돕는 심정으로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석 달이 지나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란한 선물 전달식에 비해 건설자들에게 차려진 것은 고작 치약 칫솔, 세면수건이 들어 있는 세면도구 주머니 1개와 동내의(기모내의) 한 벌, 그리고 겨울 노동복이 전부”라면서 “결국 수해복구를 다그치기 위해 노동복을 내준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필요한 것은 원만한 식사, 그리고 충분한 건설자재와 장비”라면서 “그런데 식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건설자들에게 노동복을 선물하며 김정은의 은정어린 선물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니 (건설자들이)불만을 터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6일 평안북도 수해복구 건설현장에서 김정은의 선물전달식이 진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전달식에서 연설자는 ‘복구 전역은 큰물피해 복구전투를 성과적으로 결속하는 데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주 타격전방이며 이 중요한 문제가 건설자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사회주의의 생명력과 우월성을 다시 한 번 온 세상에 보여주자’고 호소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