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밀가루 중국 통해 북한 유입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3.05.29
러시아산 밀가루 중국 통해 북한 유입 북한 흥남부두에서 밀을 하역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FP

앵커: 최근 북한 내에서 중국을 통해 유입된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이달 중순부터 신의주 일대에 중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알려진 밀가루가 시중에 많이 풀리고 있다”면서 “워낙 비싸서 일반 주민들이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밀가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양곡판매소에서 거래되는 밀가루는 2kg짜리 수입산인데 1kg당 내화 8천원(미화 1달러)에 팔리고 있다”면서 “1월과 2월에 양곡판매소에서 입쌀은 내화 4500원, 강냉이 2000원에 팔 때에도 밀가루는 9천원(1.1달러)으로, 입쌀의 두 배 값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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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부터 북한 내부 양곡판매소들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 밀가루. /RFA Photo

 

소식통은 또 “대부분의 주민들은 식량이 바닥이 나는 보릿고개인 5월과 6월이 되면 식량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라 굶주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이달 들어 수입산 밀가루가 풀리면서 다소 안도감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수입산 밀가루는 2kg씩 개별포장된 것으로 겉면에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된 상품설명서가 있다”면서 “상품설명에 따르면 재료는 밀가루, 원산지는 러시아, 수입대리점은 중국총대리점(다롄)의 ‘공급망관리유한공사’로 밝혀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봉투에 나온 설명서를 보면 러시아산 밀가루가 중국을 거쳐 여기(북한)로 유입된 것임을 알 수 있다”면서 “다만 유통기한이 12개월이라고 밝힌 반면에 생산 연월일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 몇 년이나 묵은 상품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요즘 청진시 매 구역의 양곡판매소마다 수입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와 주민들에게 판매되고 있다”면서 “중국을 거쳐 유입된 러시아산 밀가루가 kg당 내화 8천원에 거래되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중순부터 시중에 밀가루가 대량으로 유입되는 바람에 밀가루 값이 9천원(1.1달러)에서 8천원(1달러)으로 1천원이나 떨어졌다”면서 “식량은 대개 100원에서 200원 정도 오르내리는데 요즘은 수입 밀가루의 영향으로 이례적으로 하락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하지만 수입밀가루가 무슨 목적으로, 언제, 어떤 경로로 유입되었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면서 “다만 주민들은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밀가루 포장지의 겉면에 표기된 상품설명서를 통해 원산지와 수입출처를 알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은 검찰, 보위, 안전 등 사법기관 일꾼들과 교원(교사), 공공기관 사무원들에게 매달 지정된 배급식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했었다”면서 “하지만 이달 배급에 밀가루는 제외하고 입쌀과 강냉이만 식량배급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입밀가루가 중국과 러시아가 단합하여 지원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북한)나라에서 주도적으로 수입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수입밀가루의 유입으로 밀가루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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