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북 관광 점차 늘 듯…획기적 증가는 ‘글쎄’
2024.04.26
앵커: 지난 2월부터 관광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인들은 모두 160명 정도입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에 비해 다소 부진한 결과인데, 앞으로는 북한을 방문하는 러시아 관광객들의 수요가 조금씩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올해 160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북한을 방문했다고 타스 통신이 26일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4차례 관광이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북한관광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입니다.
하지만 타스 통신은 오는 5월 연휴 1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북한을 찾을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북한 관광 수요에 대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이 연구위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이전에 상당했던 중국 관광객의 수요를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러시아에서도 북한이 여행을 즐기기에 기후가 따뜻하고 시설이 깨끗하면서 값도 저렴하다는 인식이 많다”며 곧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은이 박사: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은, 지금은 러시아가 국가적으로 (북한 관광을)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과거보다는 늘어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다만 중국처럼 이렇게 획기적으로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는 좀 있을 것 같아요.
한편 최근 한 영국인 여성이 3년 전 ‘조 디스커버스(Zoe Discovers)’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군인을 촬영한 북한 여행 영상을 게시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화제가 됐습니다.
2021년에 DMZ를 방문한 이 여성은 한 군인에게 ‘군인으로서 일하는 것이 즐거운지’ 등의 가벼운 질문과 ‘한미관계의 변화’ 등의 민감한 질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관광객들에게 요구되는 주의사항과는 달리, 영상에 나온 군인이 모든 질문에 웃으며 대답하는 모습이 최근 빠르게 재확산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극동지역 매체 보스토크 메디아는 2월 9일 북한 첫관광 이후 '특파원의 눈으로 본 북한의 신기한 모습들'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서 사진 촬영은 허용되지만 노동자와 농부, 군인과 군사시설 등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홍보를 위해 이 여성을 의도적으로 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일본 매체 ANN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의 질의에도 여성은 북한 당국과의 관계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1월 북한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영상을 게시해 주목을 받았던 ‘비카’라는 여성 역시 북한 당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관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북한이 오토 웜비어 사건 등 외국인들에게 각인돼 있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북한 관광의 긍정적인 면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러시아 출신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인들이 가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선입견이 관광 수요에 도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째르치즈스키 박사: 사람들은 이렇게 마음대로 거기 다닐 수도 없고 그리고 옆에 안내원도 있고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는 좀 약간 특별한 국가죠. 이렇게 (북한만의) 무서운 분위기 때문에 방문했던 사람들도 있고요.
이와 관련해 강동완 한국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 사태 이후 관광문이 막혔다가 갑자기 많은 수요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많은 러시아인들은 일단 (관광 시)안전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북한 관광 게시물을 노출시키는 것은 북한 관광객이 억류되는 사건들로 관광하기를 우려하는 외국인들에게 북한 홍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 첫 단체 관광객들을 보냈던 첫 번째 러시아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는 오는 4월 29일과 5월 6일 각각 5번째와 6번째 관광을 앞두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