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북 인권 관련 문제의식 여전”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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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북 인권 관련 문제의식 여전” 미 연방 상원 모습.
/REUTERS

앵커: 미국 연방의회가 올해 하반기 의정활동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회기에도 미 의회는 결의안 및 법안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 및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와 우려의 목소리를 이어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지난 1월 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들어 새롭게 공식 출범한 제117대 미국 연방의회.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북한 당국의 유례없는 국경 봉쇄조치와 더불어 강행된 자국민에 대한 억압 조치 등이 심화함에 따라 미국 의회도 관련 의정활동을 통해 북한의 인권 및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달 들어 미 연방의회가 하반기 의정활동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약 9개월의 의정 활동 기간 중 상, 하원에서 발의된 북한 관련 결의안 및 법안들을 살펴보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미 연방의원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먼저 이번 회기에 들어 구체적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지적하며 발의된 안건 중 특히 주목되는 법안은 지난 6월 상원에서 발의된 ‘오토 웜비어 검열법안(S.2129:Otto Warmbier North Korea Censorship and Surveillance Act)입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따 발의된 이 법안은 미국 의회가 대북방송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이 법안은 북한의 정보 환경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며, 매년 세계 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에서 지속적으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또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관련 결의안은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사상, 표현,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거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법안은 이에 따라 미국 정부가 향후 북한 내 정보자유 탄압을 무마하기 위해 디지털 정보 공유 수단들과 인터넷 도구, 기술 등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섀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민주당 상원의원은 당시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오토 웜비어의 안타까운 죽음을 재차 기리는 것과 더불어 지속되고 있는 북한 당국의 자국민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싸우는 데 대한 의회의 결의를 재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 의회는 앞으로도 “북한이 엄격한 감시와 검열 정책을 중단하도도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은 상원에 발의된 이후 현재까지 후속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여전히 계류된 상태로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진전을 위해서는 의회 내 추가적인 관련 논의가 필요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한편 하원에서는 지난 7월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플로리다) 공화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주의 규탄 결의안(H.Res.548:Denouncing the horrors of socialism)’의 경우 북한을 지목하며, “북한에는 최대 350만 명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자유의 땅과 빈곤의 땅으로 구분되는 곳”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특히 이 결의안에 지금까지 총 하원의원들의 과반수를 훌쩍 넘은 204명이라는 많은 수의 양당 하원의원들이 공식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전반적으로 팽배하다는 점을 재차 반영한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해당 결의안에 대한 공동 발의 의사를 공식 표명한 바 있는 스티븐 팔라조(미시시피) 공화당 하원의원은 24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생명을 평가절하하는 자들을 맹렬히 비난한다”면서, 중국과 북한의 인권 유린 사태 등은 앞으로도 마땅히 규탄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당 결의안에 지지 입장을 표한 하원 외교위 소속의 한국계 영 김 의원도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한일 양국과 협력하는 데 주저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문제를 우선 순위로 다뤄 온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특히 최근 들어 미 행정부와 더불어 의회에서도 아프가니스탄 및 중국 관련 사안에 대한 관심도가 북한에 비해 높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국경문제, 새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여부 등에 시선이 쏠려 있다는 점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작을 수 밖에 없는 한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유권자 단체 관계자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상하원에서 외교 관련 사안을 이끄는 지도부 의원들의 경우에도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의 경우 쿠바와 관련한 사안에 집중하는 성향이 없지 않고,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의 경우에도 아프리카 관련 사안에 치중하는 성향 역시 북한 관련 외교 사안에 대한 전반적인 의회의 관심도를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최근 들어 미 행정부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등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한 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할 만한 인권 문제를 미 행정부를 비롯해 의회가 직접 제기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의 인권 문제와 더불어 북한의 열악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의정활동을 통해 의회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회기에 들어 주목되는 사안입니다.

특히 하원 법안의 경우 앞서 이미 하원 전체심의를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계류 중인 상원의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의 회기 내 처리 여부도 주목되는 대표적인 관련 사안입니다.

북한에 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들의 이산가족 실제 상봉 및 화상상봉을 미 행정부가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할 것을 규정한 내용의 상원 법안은 지난 8월 초 메이지 히로노 의원이 상원에 발의한 뒤 외교위로 회부돼 현재로써는 추후 논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여성평화단체인 위민크로스DMZ의 이현정 조직국장은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당 사안에 대한 의회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관련 인도주의 단체들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정 국장: 그래서 계속 시민 사회에서 연락하고 왜 이게 중요한지에 대해서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밖에 이번 회기 미 의회는 새로운 미국의 대북 인도주의적 접근법을 제시한 하원의 ‘한반도 평화 법안’ 및 상하원의 ‘대북 인도지원 개선 법안’ 등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북한에 유화적인 접근법을 강조하는 법안들은 민주당의 경우 지지세가 어느 정도 확보된 반면 공화당 측 의원들 사이에서는 거의 지지를 얻지 못해 향후 관련 조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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