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돌려달라” 런던서 탈북민 강제북송 1주년 시위
2024.10.09
앵커: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 폐막식 직후였던 지난해 오늘 600여명의 탈북민이 중국에서 강제북송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들의 강제북송 1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에서 강제북송 반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폐막한 다음 날인 지난해 오늘은(10월 9일) 600여명의 탈북민이 비밀리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날입니다.
[시위 참여자들] 강제북송을 멈춰달라! 강제북송을 멈춰달라!
9일 영국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앞에서 이들의 강제북송 1주년을 맞아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번 시위에서는 인권활동가 10여명이 참여해 약 1시간 30분 가량 강제북송에 대한 부당함을 알렸습니다.
이들 손에는 ‘김정은의 범죄에 곧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내 동생을 돌려달라’, ‘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를 당하고, 고문을 당하고 있다’ 등의 팻말이 들려 있습니다.
이번 시위에 참석한 김규리 씨는 당시 강제북송된 탈북민 중 한 명인 김철옥 씨의 언니입니다.
김규리 씨는 동생인 철옥 씨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김규리 씨] 10월 9일 오늘이죠. 지금 딱 1년이 됐는데 제 동생을 포함한 여동생을 포함한 500여 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강제 복송됐습니다. 벌써 1주년이 됐는데 아직 동생이 생사조차 제가 확인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제 동생도 살려야 되고, 북한 인권에 대해서 전 세계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오늘 시위하게 됐어요.
각각 탈북한 두 자매는 지난 2020년 우여곡절 끝에 연락이 닿았고, 규리 씨는 동생을 중국에서 구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계획은 미뤄졌습니다.
지난해 구출을 다시 시도했지만 철옥 씨는 중국 공안에 체포됐고, 그날 수백명의 탈북민들과 함께 강제북송 된 겁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시위구호를 외치고 있는 김규리씨와 활동가들 /김규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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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따르면 중국 수감시설에 구금된 탈북자 규모는 2천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국제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이 규정한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은 고문,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 처우나 형벌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개인을 송환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입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국에 불법적으로 입국한 북한 국적자는 난민이 아닌 불법 이민자이며 이들에게는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외 체류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전개해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